[비즈니스포스트]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이란까지 참전하면서 중동지역 정세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중동지역 불확실성에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증권가에서는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하면서도 전쟁 확산 상황을 지켜보며 저점매수 대응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증권가에서는 이란의 참전을 저점매수의 기회로 포착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0.42%, 0.94% 하락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장 초반 중동지역 불확실성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해지면서 1% 넘게 내렸는데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5차 중동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공식적으로 ‘보복은 끝났다’고 선언한 상태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는 만큼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반격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저점매수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전쟁의 충격은 일시에 그치고 기업이익 반등에 따라 주가가 회복될 거라는 전망에서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번 단기충격 이후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나온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년 대비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치는 58.7%로 집계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40% 중반대를 보였으나 1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높아졌다.
저점매수 시점과 관련해서는 코스피 2500선이 적정한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차 중동전쟁 확산 가능성 낮으며 기업이익이 증가하는 시기에 전쟁 이벤트는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며 “이번 사태에서 코스피 지지선은 2510까지이며 2500대에서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바라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 유동성, 통화정책이 동반 회복할 것으로 보이므로 2분기 중후반 코스피 2600선 이하에서는 적극적으로 비중확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증시 조정은 10% 내외 하락에 그칠 것이며 이 경우 저가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기업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았다.
▲ 국내 방산업종은 중동정세가 어느 시나리오로 흐르든지 간에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
업종 가운데서는 방산, 반도체, 자동차가 주로 거론되고 있다.
방산의 경우 긴장감이 고조된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국가들이 군비를 늘리면서 수출 기대감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중동정세가 확전 또는 소강 어느 방향으로 흐른다 해도 수혜 기대감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신경써야 할 국제 전선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 방산업체의 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업종은 국제정세 불안으로 원화가치가 빠르게 절하되면서 수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영환 연구원은 “원화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수출주에 추가적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반도체, 자동차, 기계업종이 긍정적이다”고 바라봤다.
다만 이스라엘 내 강경파의 주장이 힘을 얻어 이란에 대한 보복에 실제 나선다면 증시 낙관론은 힘을 잃을 수 있다.
이 경우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큰데 호르무즈해협은 글로벌 원유 물동량 약 20%를 차지하는 지역인 만큼 유가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 때는 정유주와 해운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