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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 발주 재개 움직임, 현대중공업 유리한 위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10-05 16: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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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 만에 원유감산에 합의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발주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유가상승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 유가상승으로 해양플랜트 활기 되찾나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국제유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해양플랜트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OPEC은 최근 원유감산을 결정했다.

  해양플랜트 발주 재개 움직임, 현대중공업 유리한 위치  
▲ (왼쪽부터)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11월 최종합의가 이뤄지면 OPEC은 2008년 이후 8년여 만에 감산에 성공하게 된다. 감산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뒤 국제유가는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는 유가상승으로 발주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조선3사는 2014년부터 시작된 저유가로 수주절벽에 맞닥뜨렸다.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00달러도 넘었으나 2014년 4분기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올해 초 20달러대도 찍었다.

특히 해양플랜트는 직격탄을 맞았다.

조선 3사는 2010년부터 시작된 고유가 덕에 해양플랜트를 대거 수주했다.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를 맞아 해상에서 원유를 시추하는 해상플랜트 발주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면서 발주 예정이었던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인도가 지연됐다. 국내 조선사들도 대규모 손실을 떠안았다.

신규 발주도 끊겼다.

조선3사가 해양플랜트를 마지막으로 수주한 것은 2015년 7월 삼성중공업이 노르웨이 스타토일에서 고정식 플랫폼 2기를 수주한 때였다.

올해 발주된 해양프로젝트도 이탈리아의 국영에너지기업 ENI가 삼성중공업 컨소시엄과 협상 중인 모잠비크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럼(BP)이 발주하는 대형 해양생산설비 ‘매드독2’ 프로젝트가 전부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장기적으로 자원개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조선이나 가스운반선 발주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전개발사업은 투자비가 많이 들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수익성이 담보돼야 사업을 시작한다”며 “국제유가가 반등하면 기대수익이 많기 때문에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유가 상승폭 적더라도 조선사들 수혜”

그러나 원유감산 합의가 실제 유가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실제 감산에 들어가기까지 여러 절차가 남은 데다 미국과 러시아의 견제 등 다양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 발주 재개 움직임, 현대중공업 유리한 위치  
▲ 현대중공업 선박건조대(도크)에서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뉴시스>
골드만삭스는 유가 상승폭이 배럴당 최대 10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급락 가능성 역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보냈기 때문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감산합의는 현재의 유가수준이 중동 산유국에게도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적어도 올해 상반기같은 초저유가 상황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다”고 파악했다.

한 연구원은 “감산합의만으로 해양플랜트시장의 완전한 정상화를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면서도 “조선사들은 유가의 추가급락 가능성이 해소된 것만으로도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중공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한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현대중공업은 여전히 해양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 조선사”라며 “대형 조선사 가운데서도 가장 견고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수주에 필요한 선박금융이나 선수금환급보증(RG) 확보에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석유회사들이 저유가시대에 대한 적응을 마치면서 발주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해양플랜트시장의 정상화를 결정하는 유가수준은 배럴당 60달러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구조조정과 비용구조 개선을 통해 해양유전개발에 적용되는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0달러대로 낮췄다.

당분간 유가가 크게 반등하지 않더라도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 연구원은 “유가상승으로 일부 생산단가가 낮은 해양유전개발 프로젝트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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