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설립년도는 각기 달랐지만 2019년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면허를 취득한 저비용항공사(LCC) ‘막내 3인방’이다.
각기 다른 정체성과 사업전략으로 항공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5년이 지난 현재 이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는 2019년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면허를 발급았다. |
에어프레미아는 새로운 사업모델의 수익성을 증명해냈다. 에어로케이는 사업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기에 들어섰다. 반면 플라이강원은 존폐기로에 서있다.
5일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 각 저비용항공사들의 성패가 갈리며 그 요인에 관심이 모인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흑자를 달성하며 중견항공사로의 도약까지 시도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2023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3751억 원, 영업이익 186억 원을 거뒀다. 2022년보다 매출은 506% 늘어났고 영업손실 471억 원에서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흑자달성 요인으로 출범 이후 줄곧 내세운 정체성인 ‘하이브리드항공사’가 꼽힌다. 미주·유럽 등 저비용항공사가 가지 않는 지역에 대형항공사에 비해 합리적인 운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모델로 수익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통상 운항거리가 길어질수록 저비용항공사와 기존 대형항공사(FCS)의 항공권 가격 격차가 적어지고 안정적인 노선 운항을 위한 여유 기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이사가 2023년 6월14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에어프레미아 국제선 취항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항공업계는 에어프레미아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의문의 시선이 많았지만 흑자전환을 통해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성사된다면 에어프레미아의 미주노선이 더욱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경쟁당국 요구하는 한국-미국 노선 독과점 완화의 대책으로 대한항공이 경쟁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의 미주노선 신규 취항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현재 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인수전에도 뛰어들며 항공화물 사업을 더욱 키우려고도 한다.
에어로케이는 올해 본격적으로 저비용항공사의 경쟁대열에 합류해 에어프레미아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에어로케이는 인천-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인천-베트남 나트랑에 취항한다. 인천공항발 중단거리 국제선은 수요가 많은 많큼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취항해있다.
국토교통부가 설정했던 청주공항 거점 의무사용기간이 종료되자 지체없이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것인데 청주공항 노선도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
▲ 에어로케이 직원들이 2023년 11월 청주공항에서 5호기 도입 기념식을 가지고 있다. <에어로케이> |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 ‘초저비용항공사(ULCC)’ 등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했는데 올해가 사업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기다.
틈새시장인 청주공항이 터주대감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저비용항공사보다 효율성을 더 끌어올린 운임과 부가서비스 판매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초저비용항공사로는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 미국의 스피리트항공이 등이 있다.
에어로케이는 2023년 매출 472억 원, 영업손실 24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에서야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기에 온전한 성과로 보긴 어렵다.
에어로케이는 올해 노선을 더욱 확장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몸집을 불릴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두 항공사와 달리 플라이강원은 비행기조차 띄우지 못하며 존폐기로에 섰다.
플라이강원은 거듭된 경영난으로 2023년 5월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며 회생계획안 제출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
▲ 플라이강원이 2023년 5월20일 운항을 중단하자 양양공항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
원매자와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지만 낮은 수익성에 비해 자금 부담이 큰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인수와 정상화까지 필요한 자금은 1천억 원이 거론되고 있다.
운항증명(AOC) 효력을 상실한 플라이강원의 정상 운항은 더욱 멀어지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관광융합항공사(TCC)를 표방하면서 양양공항을 근거지로 삼았지만 협소한 배후시장이란 한계를 넘지 못했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중대형기 A330-200을 도입하고 2023년부터 화물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플라이강원의 상황은 손쓸 수 없는 상태였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 항공사 모두 차별화 전략으로 면허 취득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며 “시장 분석, 사업 전략, 팬데믹 시기 자금조달 방안 등의 요인이 있지만 배후 시장의 규모가 가장 성패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