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진행하는 전장부품사업이 국내 자동차산업에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전장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울 경우 현대자동차그룹도 삼성전자와 협력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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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30일 “삼성전자의 전장부품사업진출은 국내 자동차산업에 큰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전장부품사업에서 세계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면 현대차그룹도 협력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전장부품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지난해 말 전사조직인 전장사업팀을 만드는 등 성과를 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IT부품의 강점을 바탕으로 전장부품사업의 영역을 넓혀 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자동차업체에 메모리반도체,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등을 공급하며 본격적으로 전장부품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그 뒤 커넥티드카와 인포테인먼트 쪽으로 영역을 넓힌 뒤 결국 부가가치가 높은 자율주행을 위한 솔루션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그 과정에서 선도업체와 경쟁력 차이를 좁히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7월 전기차 세계 1위업체인 중국의 비야디에 5천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했다. 8월에는 자동차부품업체인 마그네티 마렐리의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기존에 보유하지 못한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지적재산권(IP)을 꾸준히 늘려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확보한 기술을 통해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삼성전자 전장사업의 최종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이런 움직임은 국내 자동차산업에 큰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바라봤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그동안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이에 따라 부품사들도 만도, 한온시스템 등 몇몇 업체를 빼고는 모두 현대차그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임은영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가격경쟁력 중심의 성장전략을 펼치고 있어 국내 부품업체의 경쟁력 역시 기술력보다 원가경쟁력이 핵심”이라며 “국내 부품업체들이 기술력 측면에서 선진국보다 뒤처져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전장부품사업은 국내 자동차산업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적극적 인수합병과 투자를 통해 전장부품사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다면 현대차그룹도 배제보다는 협력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완성차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있어 현대차그룹의 초기 반응은 부정적일 수 있다”며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시장트렌드에 따라 자율주행차 생태계에 참여할 필요가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핵심부품을 국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의 핵심부품인 센서, 반도체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