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노선이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증시엔 호재라는 의견이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임금협상 시즌 이후 BoJ의 통화완화 정책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동안 고공행진하던 일본증시와 수출주들에겐 부담인 반면 국내증시와 자동차, 조선 등 수출주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폐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도쿄에 위치한 일본은행 본부. |
일본의 연례 임금협상인 춘투(春鬪)가 마무리됐다. 올해 일본 노조들의 임금 인상률은 20년 이래 최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기업들의 임금 인상을 유도해 물가 상승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실제로 이에 화답함으로써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 기대감이 높아졌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임금 인상률이 높아지면 덩달아 물가 상승률이 높아졌다.
이에 또 다른 디플레이션 탈피책인 BoJ의 통화완화 정책은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BoJ가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국채를 대량 매입함으로써 재정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날부터 19일까지 예정된 BoJ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본격적으로 통화긴축으로의 선회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허 연구원은 “BoJ의 금리 정상화는 엔화 약세 추세를 마무리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증시 상승의 배경엔 엔화 약세도 한 몫 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섬에 따라 일본증시의 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저로 인해 실적이 좋아진 일본 자동차 등 수출주들이 시장 상승세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증시가 반사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엔화에 비해 원화가 약할 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매수우위를 보이고 주가도 일본보다 강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허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일본과의 경합 관계가 남아 있는 자동차와 조선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원/엔 환율 상승 국면에서 두 업종 모두 시장 대비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