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화장품 임상 시험 국내 1위인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중소형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산업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고 있음에도 우후죽순 생기는 화장품 임상 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 파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터가 전방산업인 화장품산업 호황에도 화장품 임상 관련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11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한 결과 국내 화장품 인디브랜드 증가에 따라 인체적용실험 건수 자체는 늘어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인체적용시험 업계 관계자는 “2023년에만 고객사가 기존보다 5배가 넘게 증가했다”며 “하지만 임상비가 대폭 하락하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2020년 1만9천여 곳에서 2022년 2만8015곳으로 2년 만에 9천여 곳이 늘어났다.
국내에서는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제에 따라 화장품의 표시 광고에 사용된 모든 효능 및 효과와 관련된 데이터에 대해 실증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인체적용시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신생업체들도 대폭 늘어나면서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 국내에서는 기능성화장품법이 2000년 초반부터 시행되면서 인체적용시험 기관 3곳이 생기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이후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중소형사를 포함해 50곳까지 확대됐으며 영세업자들까지 포함하면 더욱 숫자가 불어난다.
기능성 화장품과 관련해 입증자료를 내야하지만 이를 시험하는 기관에 대한 장벽은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실제 식약처에서는 성분분석과 관련해서는 지정 기관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인체적용시험과 관련해서는 허가 산업이 아니라 사실상 장비만 갖추고 있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 피엔케이임상연구센타 영업이익률 추이. <비즈니스포스트> |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국내 1위인 피엔케이피부임상센타의 경우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48억 원, 영업이익 14억 원을 내는데 그쳤다.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7.3%, 영업이익은 75.5% 감소했다.
매출과 비교해 영업이익 감소가 더욱 컸는데 사실상 저가 수주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후퇴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는 2017년 당시 영업이익률이 51.5%로 매출의 50% 이상을 이익으로 남겼지만 2023년에는 영업이익률이 9.46%에 그치며 10%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 놓인 셈이다.
사실 상장할 당시인 2020년까지만 해도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의 영업이익률은 45% 안팎이었고 2022년에도 30%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3년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물론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가 지난해 화장품 연구개발에 진출하기 위해 자회사 케이오니리카를 출범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
케이오니리카는 색조 화장품 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이탈리아 유명 색조 화장품 제조사 연구소장 출신인 마르코 난니니 대표와 공동 출자를 통해 설립했다.
인체적용시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마이너스 수주까지 이어지면서 저가 수주를 넘어 과잉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며 “자칫 출혈 경쟁이 화장품 브랜드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 식약처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