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보험사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맞아 새로운 사외이사를 다수 영입한다.
사외이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회사 경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료나 법조인 출신을 선호하는 현상은 올해도 어김 없이 나타났다.
▲ 삼성생명은 3월 주주총회에서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연합뉴스> |
이런 상황에서 신사업과 연계해 저명한 관련 업계 종사자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DB손해보험이 눈에 띈다.
8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3월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임 전 장관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과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 관료출신이다.
삼성생명은 임 전 장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면서 “국가경제 및 보건의료정책 등을 추진한 산업경제 전문가로 삼성생명의 정책 수립과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에 성영훈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선임한다. 성 전 위원장은 법무부 법무실장과 광주지방검찰청 지검장,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지낸 검사 출신이다.
삼성화재는 성 전 위원장의 사외이사 추천사유에서 “성 전 위원장의 법률적 전문성과 경험으로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생명도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 전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성열 전 예금보험공사 상임이사를 각각 선임한다.
현대해상도 22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창동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처럼 관료나 법조인을 사외이사로 선호하는 것은 사외이사가 보유한 네크워크를 활용해 정부당국과 관계에서 도움을 받거나 정책적 조언을 얻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결국 사외이사 선임도 인맥과 정보다”며 “법조인과 관료 출신들이 가진 인맥과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법조인과 관료 출신 영입에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 DB손해보험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철호 분당서울대학병원 노인병내과 교수(사진)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분당서울대학병원> |
이런 상황에서 DB손해보험은 신사업과 연계해 사외이사 후보에 의사 출신을 추천했다.
DB손해보험은 22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철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김 교수는 1955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전공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특히 김 교수는 노인병질환 관련 권위자로 알려졌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노인의료센터장으로 일했고 2020년부터는 대한노인병학회 원로위원을 맡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DB손해보험이 요양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기 앞서 김 교수를 영입해 사업역량 강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수립한 요양, 펫보험 등 미래시장 선도를 위한 사업모델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DB손해보험은 현재 요양시설 부지를 찾는 등 속도감 있게 요양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신규 보험상품을 개발하거나 요양시설 운영 때 대형 병원과 연계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김 교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DB손해보험도 김 교수를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DB손해보험은 김 교수 추천사유에서 “후보자는 노인병질환 권위자로 회사가 고령화 등 사회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폭넓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직무수행계획에서 “의료분야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비전인 고객과 함께 행복한 사회를 추구하는 글로벌 보험그룹으로의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