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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유플러스, 케이블방송 인수합병 긍정 검토"

이헌일 기자 queenlhi@businesspost.co.kr 2016-09-26 19: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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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수 "LG유플러스, 케이블방송 인수합병 긍정 검토"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3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인터넷방송(IPTV)과 케이블방송 등 유료방송시장에서 꺼진 것처럼 보였던 인수합병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케이블방송사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시장에서도 이동통신3사 가운데 꼴찌에 머물러 있어 몸집 불리기가 절실할 수 있다.

2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이 케이블방송사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무산된 이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였던 유료방송시장이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 부회장은 23일 서울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에서 통합방송법이 개정돼 인터넷방송 사업자가 케이블방송회사를 인수할 근거가 마련된다면 인수합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9개월 동안의 심사를 거쳐 7월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결합에 대해 불허결정을 내린 뒤 케이블방송사가 주체가 되는 인수합병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지역이 너무 많다는 점을 근거로 인수합병을 불허했는데 케이블방송회사들은 처음부터 지역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권 부회장은 통합방송법 개정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는 “앞서 인수합병이 무산된 것은 절차를 진행하는 데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통합방송법이 개정된 뒤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이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다시 한번 유료방송업계에서 인수합병시장이 달아오를 가능성이 생겼다.

권 부회장이 확실한 의지를 보인 것과 유료방송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현재 위치를 감안하면 조건만 갖춰진다면 이른 시일 안에 인수합병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

권 부회장은 최근 그룹 계열사에서 인수합병 경험이 풍부한 임원을 LG유플러스에 영입하고 관련 팀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에 부임한 뒤 늘 ‘1등’을 강조해왔다”며 “더욱이 인터넷방송사업은 초고속인터넷과 콘텐츠, 사물인터넷 등과 연계할 수 있는 폭이 넓기 때문에 적절한 환경만 조성된다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8.1%를 차지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KT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에 이어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이나 티브로드, 딜라이브 등 케이블방송업계에서 점유율 5위 안에 들어 있는 업체를 인수합병한다면 많게는 2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SK텔레콤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이동통신3사 모두 인터넷방송에서 가입자를 늘리면서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무선 결합상품 등을 앞세워 케이블방송에 대해 비교우위를 확보하면서 케이블방송 가입자가 인터넷방송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케이블방송이 확보한 지역기반도 흡수하면 유료방송사업의 성장속도를 높일 수 있다.

권 부회장이 인수합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데는 최근 정부의 움직임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대 국회에 통합방송법 개정안을 재상정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결합이 무산된 뒤 케이블방송업계에서 정부에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케이블TV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에 요구할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도 관련 부처를 통해 케이블방송 지원방안과 통합방송법 개정방향 등 유료방송업계 개편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최근 내부 회의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유료방송사의 지분보유와 가입자수 합산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 부회장이 KT와 연합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결합이 무산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은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불과 얼마 전에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며 인수합병을 적극 반대해 온 당사자가 직접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비판에 맞닥뜨릴 수 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법안 개정을 통해 법적인 근거가 갖춰지면 인수합병 추진에 대해 실질적인 장애물은 없어진다”며 “그러나 도의적으로 업계나 여론의 비판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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