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했으나 버블로 볼 수는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엔비디아 주가 상승 속도는 닷컴버블 당시 시스코와 유사하다”면서도 “그러나 시스코의 주가 급락은 결국 실적 둔화에서 비롯된 반면 엔비디아의 실적 둔화 조짐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 허재환 연구원은 26일 "엔비디아 주가는 과열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
엔비디아는 AI(인공지능) 산업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도 주가가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직전 거래일까지 총 59%가량 올랐다.
이는 닷컴버블 당시 대표 주식이었던 시스코의 주가 상승세를 방불케 한다. 1998년 10월 이후 시스코 주가는 2000년 고점까지 총 640%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도 2022년 10월 이후 550%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시스코 주가는 80달러에서 2022년 10월 8.6달러까지 폭락한다. 유사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AI 산업과 엔비디아에 대한 우려가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스코와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코의 경우 급상승한 주가를 실적이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시스코는 90년대 후반 인터넷 혁명 등으로 매출과 이익이 급증했으나 2001~2002년을 거치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반전된 것이다.
허 연구원은 “닷컴버블이 붕괴된 이유 중 하나는 가파른 이익을 앞당겨 주가에 선반영한 이후 기업이익이 적자로 반전된 것”이라며 “매출을 넘어서는 주가 급등 후 주가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엔비디아의 경우 실적 둔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2017~2018년 이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챗GPT가 출시된 뒤 실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없는 수준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속도는 매출 증가 속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PER(주가수익률)도 닷컴버블 당시 과열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다.
허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PER은 실적 개선으로 점차 낮아지며 현재 89배를 기록하고 있다”며 “닷컴버블 당시 시스코(205배)와 비교하기엔 밸류에이션 버블 정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엔비디아 주가를 과열로 볼 수는 없으며 AI 반도체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