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이와 관련해 “글로벌 공급망 이슈 탓에 선제적으로 디바이스 수출물량 확대했던 기저 효과에 따라 매출이 줄었다”며 “사업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인 스틱 매출 수량은 국내외 모두 성장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는데 안정적 수익원으로 완전하게 자리잡지 못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궐련담배 사업 역시 국내에서는 성장이 정체돼 있다. 매출과 시장 점유율은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흡연인구가 줄어들면서 전체 규모가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담배협회에 따르면 20223년 국내 궐련담배의 총수요는 616억2천만 개비로 2021년보다 20억 개비가량 줄었다.
방 사장 내정자가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결국 해외에서 답을 찾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방 내정자가 KT&G에서 풍부한 해외 경험을 지닌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입지를 다져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사업에 대폭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는 2015년 2월부터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6년가량 글로벌본부장을 맡아 KT&G의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꼽힌다.
KT&G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본부장으로 재임할 때 해외시장별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진출 국가 수를 40여 나라에서 100여 나라로 확대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사상 최초로 해외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성과 창출을 주도했다”고 방 내정자의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조했다.
상황이 나빠 보이지만은 않는다. 해외 궐련사업을 보면 KT&G는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매출 5737억 원을, 수출로 매출 5658억 원을 냈다. 2022년보다 매출이 각각 23.9%, 3.4% 늘었다.
KT&G도 7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3대 핵심사업 중 하나인 해외궐련 사업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1조1394억 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연간 실적을 견인했다”며 해외사업의 성과를 부각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지난해 해외 매출이 후퇴하긴 했으나 스틱 판매 수량만 보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KT&G가 지난해 해외에서 판매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스틱 수량은 모두 82억4천만 개비로 2022년보다 43.1% 증가했다.
▲ KT&G는 2027년까지 매출 10조2천억 원을 내고 3대 핵심사업에서는 매출 8조 원을 내겠다는 미래 전략을 2023년 1월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KT&G 본사. <연합뉴스>
분기별로 보면 2020년 4분기만 해도 4억5천만 개비 판매에 그쳤던 수량이 3년 만에 21억7천만 개비까지 늘어나며 KT&G의 새 성장동력으로 안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GC인삼공사를 통한 건강기능식품 사업 역시 글로벌에 힘을 주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KT&G는 지난해 건기식사업부문에서 매출 1조3938억 원을 내며 성장률 0.3%를 보였다. 하지만 해외만 보면 매출 성장률이 18.4%나 된다. 건기식사업부문에서 글로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0.5%에서 2023년 24.2%로 높아졌다.
물론 긍정적인 지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KT&G가 세운 비전은 2027년까지 총 매출 10조2천억 원을 내고 3대 핵심사업에선 매출 8조 원을 내는 것이다. KT&G가 지난해 낸 총 매출이 5조8724억 원이고 핵심사업에서의 매출은 3조1천억 원가량이었다는 점에서 격차가 큰 편이다.
방 내정자는 KT&G의 사장 선임 절차 이전부터 다음 사장 후보자로 유력하게 거명됐던 인물이다. 1998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한 뒤 브랜드실장과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두루 거쳤다.
현재 총괄부문장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으며 KT&G의 사내이사 2인 가운데 한 자리를 맡고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