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파업참가율이 예상보다 저조해 은행들의 대다수 지점은 정상적으로 영업했다.
금융노조는 2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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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노조는 2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뉴시스> |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성과연봉제만 시행한다면 저성과자를 마음놓고 해고할 수 있기 때문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1차 파업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2차, 3차 파업도 진행해 끈질기게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 참가자 수는 금융노조 추산 7만5천 명, 금융감독원 추산 1만8천 명, 경찰 추산 2만5천 명이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파업참가율은 차이가 컸다. 금융감독원 추산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전체 직원 가운데 37%인 4천 명(금융노조 추산 기준 7천 명)이 파업에 참여했으며 NH농협은행은 22%인 3750명(금융노조 추산 기준 1만1천 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4대 대형은행의 경우 파업참가율이 불과 2.8%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파업 참가자 수는 은행들이 통보한 참가자 수를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결과로 금융노조의 발표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금융노조가 예상한 것보다 전체 파업 참가율이 낮으면서 은행들의 대부분 영업점에서는 정상적으로 업무가 진행됐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정상적인 은행업무 처리를 위해 비상계획을 세우고 운영상황을 점검했다.
금융감독원은 “모든 은행의 영업점에서 전산망과 인터넷뱅킹, 모바일 뱅킹 등이 정상가동 됐으며 인력부족이 없는 상태”라며 “금융노조의 파업 목적인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에 대한 노조원의 호응도가 낮았다”고 평가했다.
금융노조는 낮은 참가율에 대해 사측의 계획적인 방해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파업 전날인 22일 IBK기업은행의 일부 영업점 등에서 해당 지점 직원의 50% 이상은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강요했다.
금융노조는 기업은행 본점에서 50% 이상의 인원이 파업에 참가할 경우 해당 점포를 축소운영하겠다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인사상 불이익을 언급하며 파업 불참을 종용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의 총파업 참여를 막기 위한 정부와 사측의 조직적인 방해는 명백한 노동법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