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임기 막판 인도 뭄바이에 대체투자 확대의 씨앗을 뿌린다.
인도는 글로벌 자금 유입으로 빠른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인도 사무소 안착은 향후 한국투자공사 대체투자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 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첫 이머징마켓 사무소 장소로 인도 뭄바이를 선택했다. |
2일 한국투자공사에 따르면 인도 뭄바이 사무소는 인테리어 공사, IT 인프라 설치, 현지 인력 채용 등 승인 인가 후속 작업을 마친 뒤 이르면 3월 말 문을 연다.
뭄바이 사무소는 한국투자공사의 다섯 번째 해외 거점이자 첫 번째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사무소다.
한국투자공사는 현재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싱가포르에 지사를 두고 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시장이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한국투자공사가 첫 신흥시장 거점으로 인도를 선택한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투자공사는 애초 이머징마켓에 사무소를 설립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 인도 뭄바이 등 여러 후보지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중국경제 부진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니프티(NIFTY)50은 중국시장을 떠난 외국인투자자 수요를 흡수하며 지난해에만 20% 넘게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인도시장의 앞으로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리포트에서 “2024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인도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은 더욱 가팔라질 것이다”며 인도증시의 상승 여력이 아직도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진승호 사장에게 인도 사무소는 대체투자 확대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대체투자는 현지 정보와 네트워크가 중요해 현지 사무소 설립은 대체투자 비중 확대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진 사장은 취임 초부터 한국투자공사의 대체투자 비중 확대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실제로 취임 당시 한국투자공사의 대체투자 비중은 16%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3% 수준까지 올라왔다.
진 사장은 2025년 대체투자 비중을 전체 투자 자산의 25%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기존보다 목표 달성 시기를 2년 앞당긴 것이다.
진 사장이 대체투자 확대에 집중하는 것은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 한국투자공사는 2025년을 목표로 대체투자 비중을 25%까지 늘리기로 했다. <한국투자공사> |
장기적 관점에서 부동산,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자산은 주식, 채권 등 전통투자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고려할 때도 대체투자 자산 확대가 필요하다.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대체투자 확대에 힘입어 투자 손실률을 일부 만회하기도 했다. 한국투자공사는 2022년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전체 수익률이 -14.36%에 이르렀는데 전통자산 수익률은 -17.58%로 더 낮았다.
국부펀드는 정부 출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수익률은 곧 국부 증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진 사장은 33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진출해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대외경제국장 등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2021년 5월 한국투자공사 사장에 올랐다. 임기는 3년으로 5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국투자공사 관계자는 “인도 뭄바이 사무소를 통해 유망 대체투자 건 확보에 주력하겠다”며 “특히 인도의 풍부한 IT 생태계와 내수 시장의 확대에서 기인한 벤처캐피털(VC) 및 사모주식(PE) 투자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