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비즈니스포스트의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올해 △B787-9 2대 △B787-10 10대 등 중형여객기 12대 △B737-8 6대 △A321네오 6대 등 소형여객기 12대를 각각 도입할 예정이다. 투자규모는 1조5천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올해 노후 기재 반납, 타사 이관 등으로 27대를 처분할 계획을 세워뒀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대한항공의 기단 규모는 전년보다 줄어들며 여전히 2019년(146대) 수준을 밑돌 게 된다.
조 회장은 기체 수를 늘리기보다 B737-8, B787-9, A321Neo 등 차세대 기종을 통해 기단을 젊고 효율적으로 꾸려나가려 한다.
해당 기종들은 기존 주력 기체와 비교해 연료효율이 10~20%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321Neo는 높은 안전성·운항효율에 기내 와이파이, 넓은 선반,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 등에 탑승객 만족도가 높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A321Neo 20대를 추가를 주문해 도입 규모를 2030년까지 총 50대까지 늘리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장기적으로 B787-9 10대, B787-10 20대, B737-8 30대 등 모두 110대의 신형 기체를 들이고 또한 기령 20년 이상(경년기)인 A330 6대, B777-200ER 6대 등은 순차적으로 퇴역시킬 예정이다.
물론 올해 기단 운용이 계획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성사 여부에 따라 타 항공사에 기재를 이관할지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 경쟁당국에 한국~유럽 노선 4개에 신규 진입하는 항공사를 지원한다는 시정조치안을 내놓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유럽지역 운항이 가능한 기체 A330-200 5대와 운용인력 이관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에도 한국~미국 노선 5개에서 신규 진입하는 항공사를 지원한다는 시정조치안을 낼 것이 유력하다. 이에 신규 진입 항공사로 내세울 에어프레미아에 기체를 임차해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체 이관으로 사업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인수합병이 성사된다면 대한항공은 수익성은 유지할 수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확정시 외형 성장이 명확해진다“며 ”인수 과정에서 미주, 유럽 일부 노선 관련하여 인력 및 기재를 이관해도 좌석 공급력 확대 및 수익성 유지가 가능하겠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이익체력이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6조1118억 원, 영업이익 1조7901억 원을 거뒀다.
여객수요 호조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은 2022년보다 36.8%나 감소한 것이다. 화물운임 하락으로 화물사업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익이 줄었지만 큰 틀에서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2010년과 2016년 제외하고는 1조 원을 넘어선 적이 없는데 2021년부터는 매년 1조 원을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 대한항공의 기단 현대화 작업의 주축이 기종인 A321Neo. 대한항공은 2030년까지 해당 기체를 50대 도입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대한항공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 원 중후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용부담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올해도 여객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바닥을 찍었던 화물운임은 반등 기미가 보여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정비비 및 인건비 증가 요소에도 불구하고 항공유가격이 지난해 4분기 고점을 찍고 내려옴에 따라 비용부담은 완화되겠다”며 “세계 주요 공항 및 항공사의 화물물동량이 회복세로 돌아섰고 또한 ‘홍해 사태’로 일부 제조업체의 급송화물 수요가 증가해 단기 항공화물 업황이 개선될 것이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