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최근 관측되는 내연기관차에 관한 규제정책 완화 움직임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예상보다 내연기관차 단계적 폐지(페이즈아웃)는 먼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글로벌에서 내연기관차에 관한 규제정책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현대차와 기아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기아 본사. |
유럽연합(EU) 정책 전문지 유랙티브(Eurativ)에 따르면 EU 의회 제1당인 EPP는 선거를 앞두고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을 빠른 시일 안에 되돌릴 것'이란 내용을 공약에 포함했다.
앞서 EU 의회는 지난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제 혜택 등 전기차 전환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내연기관차를 공격하고 자동차 제조업 일자리를 없애는 바이든 행정부의 배기가스 규제를 없어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자동차 연비 규제를 연평균 12%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트럼프 행정부는 연평균 1%의 연비 개선만을 요구했었다.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과 환경 규제 강화는 기존 완성차업체의 자산들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가치가 상실되는 좌초자산에 불과하다는 디스카운트 논리로 이어져왔다.
이 연구원은 "규제 완화는 (완성차업체의) 밸류에이션(적정 기업가치) 정상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현재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환경과 이익률을 고려하면 최대 이익을 경신하던 2011년~2013년과 가장 유사하다"고 봤다.
당시 현대차는 평균 P/E(주가수익비율,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 7.7배, P/B(주가순자산비율,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 1.4배, 기아는 P/E 7.2배, P/B 1.6배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 연구원은 "전날 기준 현대차는 P/E 3.7배, P/B 0.5배, 기아는 P/E 4.4배, P/B 0.8배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익의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정책 변수와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변화 가능성도 눈여겨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