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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삼성전자 확장현실(XR)에서 뭘 보나, 애플 비전프로에 맞대응 나선 이유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4-01-1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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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한동안 관심이 식은 줄 알았던 XR, 확장현실 이야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 테마를 주도하고 있는 건 두 글로벌 전자기기 기업, 바로 삼성전자와 애플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2024년에는 XR기기를 놓고 한 판 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플의 비전프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워낙 높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XR기기가 과연 비전프로에 대항할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삼성전자는 예전에 XR기기 사업을 진행하다가 2018년을 마지막으로 철수했었다. 한 번 접었던 사업을 지금 다시 꺼내들고 있는 셈인데, 과연 삼성전자는 XR기기 사업에서, 이번에는 어떤 비전을 보고 있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XR기기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한 번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부딪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XR기기 시장이 굉장히 중요한 격전지라고 보기는 힘들다.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 XR기기 시장의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메타의 메타퀘스트2는 2020년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2천만 대 정도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분명 적다고는 할 수 없는 숫자지만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1년에 12억~14억 대 정도라는 것을 살피면 4년 동안 2천만 대가 팔린 시장이 엄청난 시장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애플이 올해 초에 출시하는 비전프로의 초도 물량은 약 15만 대 정도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말 즈음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XR기기 초도물량 역시 3만 대 정도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현재로서는 이 시장을 큰 시장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별로 크지도 않은 시장인데, 왜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 다시 뛰어들려고 하는 것일까?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XR기기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시장이라는 이야기는 삼성전자가 언제라도 ‘일발 역전’이 가능한 시장이라는 이야기기도 하다.

지금까지 디바이스 기술의 발전은 사실상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이 결정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꿨다고 생각하지만, 그 스마트폰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기반에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이 있었다.
 
XR기기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기술의 ‘끝판왕’ 격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XR기기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모든 시야를 말 그대로 ‘뒤덮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기술적 한계 등으로 디바이스가 거추장스럽고, 그래서 제대로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는 순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 바로 XR기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을 뒤쫓아가는 ‘패스트팔로워’로 시작했고, ‘퍼스트 무버’인 애플을 15년째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만약 XR기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한 발 늦어서 ‘패스트팔로워’로 시작하게 된다면, 삼성전자로서는 다시 한 번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삼성전자가 XR기기 시장에 대한 관심을 아예 거둘 수는 없는 이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득이 없는 시장에 이런 이유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뛰어들 수는 없는 일이다. 

삼성전자가 XR기기 시장에 뛰어들려하는 두 번째 이유는,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삼성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은 XR기기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시스템반도체의 생산을 맡고 있고, 메모리반도체 역시 당연히 XR기기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애플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퀄컴, 구글과 손잡고 소위 ‘합종책’을 펼치며 반애플전선을 구축한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퀄컴과 구글은 모두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고객사가 될 수 있는 회사이자, 애플의 직간접적 경쟁자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은 애플의 M1과 성능경쟁을 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고, 구글 역시 ios에 대항하는 안드로이드전선의 리더일 뿐 아니라 픽셀폰을 만들고 있는 스마트폰 회사이기도 하다. 

퀄컴, 구글과 삼성전자의 동맹은 서로가 잘 하는 분야를 맡아 XR기기 분야에서 애플에 대항하는 데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XR기기 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서로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동맹인 셈이다.

XR기기라는 바람이 불어오고는 있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던 것처럼 아직까지 찻잔 속의 태풍인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 작은 바람이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는 거대한 태풍이 됐을 때, 삼성전자가 애플을 누르고 패스트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 서 있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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