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홀딩스가 자회사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을 합병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낸다.
원익그룹은 반도체공정과 패널공정에 필요한 사업들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 원익홀딩스, 지주사전환 가속화
12일 업계에 따르면 원익홀딩스가 자회사인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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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헌 원익홀딩스 대표. |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은 지난 한달 동안의 주가를 토대로 9일 1:1.0548004의 비율로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원익IPS가 테라세미콘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테라세미콘은 12월19일 주식매매가 정지되며 그 뒤 소멸된다. 합병기일은 12월21일, 신주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5일이다.
원익홀딩스는 올 4월 원익IPS가 인적분할해 생긴 지주사로 원익IPS, 테라세미콘, 원익머트리얼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자산총액 1천억 원 이상, 상장자회사의 20% 이상의 지분확보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원익홀딩스는 6월 말 연결기준으로 자산 5082억 원을 보유했으나 상장자회사인 원익머트리얼즈의 지분 46.52%, 테라세미콘의 지분 12.98%, 원익IPS의 지분 6.22% 등을 보유해 자회사에 대한 완전한 장악력을 지니지 못했다.
원익홀딩스는 7월 유상증자를 통한 공개매수방식으로 원익IPS의 주식을 사들여 원익IPS의 지분율을 32.82%까지 끌어올리며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냈다.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이 합병하면 원익홀딩스는 원익IPS의 지분 28.79%을 보유하게 된다.
원익홀딩스의 원익IPS지분율은 다소 낮아지지만 테라세미콘을 지주사 영향력 아래 두게 되는 만큼 원익홀딩스의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은 그만큼 강화된다.
지주사 체제는 출자구조의 단순화를 통한 지배구조의 투명성, 안정적 수익구조, 경영효율성 등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 반도체와 패널사업 수직계열화로 성장동력
원익그룹은 원익홀딩스의 자회사 지배력을 강화해 반도체사업과 패널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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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 |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은 모두 반도체장비사업과 패널장비사업을 하는 업체지만 주력사업이 다르다.
원익IPS는 반도체장비사업, 테라세미콘은 패널장비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원익IPS는 반도체장비매출 비중이 80%, 테라세미콘은 패널장비매출 비중이 65%에 이른다.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은 올 들어 반도체업체들과 패널업체들의 투자확대로 수혜를 입으며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원익IPS는 “계열사 사이의 유사업종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사업의 안정성 등을 도모하여 앞으로 신사업 추진 등의 성장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기흥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은 두 업체 사이의 기술공유와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의미있는 결정”이라며 “두 업체의 기술공유를 통해 장비의 성능을 개선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익IPS는 반도체증착장비 기술력을 테라세미콘과 공유하고 테라세미콘은 패널열처리장비기술을 원익IPS와 공유해 기술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원익그룹은 장비사업을 하는 원익IPS와 테라세미콘 외에 반도체공정에 사용되는 가스사업을 하는 원익머트리얼즈, 반도체공정에 사용되는 세라믹과 정밀부품세정 등을 다루는 원익QnC 등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원익그룹의 지주사 격인 원익홀딩스 역시 반도체와 패널공정에 사용되는 가스를 관리하는 토탈가스솔루션(TGS)사업을 자체적으로 하는 등 원익그룹은 반도체공정과 패널공정에 필요한 장비사업과 재료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갖추고 있다.
국내업체뿐 아니라 중국의 반도체업체와 패널업체들도 반도체 미세공정과 3D낸드에 대한 투자, 대형LCD와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원익그룹은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품군을 기반으로 중국의 투자확대에 발빠르게 대응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익홀딩스는 이번 합병을 통해 테라세미콘 지배확대라는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며 “원익홀딩스는 두 업체의 합병을 통해 반도체와 패널장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