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4-01-09 0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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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시중은행이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상생금융 비용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시장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일 “은행들의 2023년 4분기 순이익은 2조6500억 원으로 시장기대치(컨센서스)를 22.5%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순이자마진 하락폭이 예상보다 높게 추정되고 상생금융 비용 등을 인식했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 은행들이 2023년 4분기 시장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4분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평균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순이자마진이 하락한 이유로는 은행 사이 고금리 수신 경쟁 가속화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가 지목됐다.
조 연구원은 “신규 예금금리 기준 3% 이상 수신 비중이 2023년 9월에는 93.2%, 11월에는 93.8%로 조달금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이자이익은 2022년 4분기보다 4.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023년 4분기 일회성요인으로 상생금융 비용이 반영되는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조 연구원은 “은행들은 상생금융 관련 비용을 2023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에 걸쳐 인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3년 4분기 공통 프로그램 1조6천억 원을 기타영업비용으로 인식한다고 가정하면 이는 기존 세전이익 추정치 대비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고 분석했다.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은 소상공인 이자환급을 지원하는 공통 프로그램 1조6천억 원과 소상공인 및 취약계층을 위한 자율 프로그램 4천억 원으로 총 2조 원 규모다.
공통 프로그램 비용을 2023년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배분한다면 4대 은행은 각각 약 3천억 원씩, 지방은행은 각각 약 500억 원씩, 기업은행은 약 2500억 원 가량을 비용으로 인식할 것으로 추산됐다.
최호주로는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꼽혔다
조 연구원은 “KB금융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지수(ELS), 상생금융 등 여러 비용적 이슈에도 다변화한 이익구조를 기반으로 안정적 이익 창출 여력을 보유했다”며 “자본비율 우위로 적극적 주주환원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자본비율 개선에 따른 주주환원정책 기대감이 강점으로 제시됐다.
조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코로나19 이전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이 기대된다”며 “연간 예상 배당수익률 8%대로 시중은행 가운데 높은 배당매력도를 보유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