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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환(왼쪽)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그룹의 중국사업 조직이 개편되면서 기획조정실이 현대차그룹의 중국사업을 사실상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조정실은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환 부회장이 책임자다.
정 회장은 중국시장 확대가 절실한 과제이지만 중칭공장 등 현안들이 풀리지 않자 김 부회장에게 더욱 힘을 실어줬다는 관측이다.
현대기아차가 오는 8월부터 기존 중국사업부를 해체하고 생산 및 판매 부문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각각의 중국사업부로 이관한다고 30일 밝혔다. 또 중국전략담당본부를 신설해 중국 현지 대외협력업무와 중장기 사업전략수립업무를 맡겼다.
이로써 현대기아차의 중국사업부는 기존 총괄조직에서 현대기아차 두 회사의 중국사업부와 중국전략담당본부 등 3개 조직으로 나뉘어졌다. 최성기 사장은 중국사업총괄을 맡던 데서 신설 중국전략담당본부를 이끌게 됐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중국사업 조직개편은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체제정비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사업부가 3개 조직으로 분리되면서 그룹 내 기획조정실이 이들 조직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게 될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기획조정실을 이끌고 있는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의 중국사업에 대한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은 경영전략과 인사뿐 아니라 계열사 관리와 인수합병 업무도 담당하고 있는 기획조정실 수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2인자로 꼽힌다.
중국사업을 맡고 있는 3개 조직의 업무보고가 기획조정실로 수렴된 뒤 정몽구 회장에게 최종 보고되고, 정 회장의 지시가 기획조정실을 통해 구체화된 뒤 중국사업 3개 조직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중국사업에서도 기획조정실은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은 유럽과 미국 등 다른 해외시장은 정의선 부회장에게 맡기면서도 중국시장 만큼은 직접 챙겨왔다. 특히 김용환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 두 회사에서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아 해외시장 확대에 기여했던 경험이 있어 중국사업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완성차기업 중 5위지만 중국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100%에 도달해 현지 생산능력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연산 3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차 충칭공장 건립이 난항을 겪으면서 중국 현지 생산능력 확대 계획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정몽구 회장이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충칭공장 문제 해결을 건의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중국사업에서 기획조정실 역할을 강화해 그룹 차원에서 중국 중칭공장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중국사업부 조직개편에 대해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각 사가 생산과 판매를 관리해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하고 지휘체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완성차기업 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시장은 현대기아차에게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 중 23%인 85만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시장 중 가장 큰 규모다. 두 번째로 큰 미국시장보다 올 상반기에만 19만 대 가량이 더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