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3-12-28 08: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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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면세점업황의 회복을 낙관했던 것이 ‘실수’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8일 “브랜드 및 유통 플랫폼업에서 올해 가장 큰 회복세를 기대했던 분야는 면세점이었다”며 “2022년 하반기부터 전세계 여행객 수 회복이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올해 한국인의 해외 여행도 급증했는데 면세에서 고마진 고객에 해당하는 개인고객이 회복되면 수익성이 크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다”고 바라봤다.
▲ 올해 면세점업황의 회복을 기대했던 것이 실수였다는 분석이 신영증권에서 나왔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3년 동안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매출에 오로지 의존했던 면세업계는 기형적인 알선수수료 체계 탓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여행 재개만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했었다고 서 연구원은 되돌아봤다.
알선수수료는 단체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나 가이드 등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뜻한다. 면세점기업들은 따이공을 유치하는 중국 여행사에게 최소 30% 이상의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바 있다.
하지만 ‘관성’을 간과했었다고 서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3년 동안 따이공만을 상대로 상품기획(MD), 재고 관리, 소싱, 운전자본, 조직운영 등 모든 사업역량을 집중했던 까닭에 면세업 운영이 ‘소품종 대량매출’에 최적화돼 왔다”며 “이렇다보니 개인 고객에 맞는 사업 구조로 전환을 하는 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봤다.
서 연구원은 “면세업에서 한국인의 해외 여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입국(인바운드)인데 인바운드 고객 가운데 실질적으로 수익에 기여하는 것 또한 중국인 관광객이라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며 “따이공을 대체할 수 있는 고객 역시 아직은 중국인이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올해 8월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을 허용한 것도 면세점업황의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봤다.
서 연구원은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 역시 관성을 감안해 기대감을 늦출 것을 권했었다”며 “정책은 완화했지만 단체관광객이 움직이자면 비행기가 있어야 하고 잘 곳도 마련돼야 하고 관광상품도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게 하루 아침에 뚝딱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중국인의 단체관광에 따른 면세점업황의 회복이 내년 봄쯤에는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