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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병립형 결정 굳히나, 이낙연·이준석 추진 제3지대 견제 목소리 커져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3-12-11 14: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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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등 선거제 개편 방향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 대표로서는 병립형 회귀를 결정했을 때 부딪힐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연대 가능성까지 떠오르는 등 3지대 바람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신당의 의석 확보 가능성을 줄이는 병립형을 선택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점차 실린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4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병립형 결정 굳히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479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낙연</a>·<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준석</a> 추진 제3지대 견제 목소리 커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월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두고 “민주당에서 정치를 한 분인데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아닌 제3세력을 해야겠다는 건 자기 혼선”이라며 “당 대표와 총리를 지낸 분이 신당을 하려면 나가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1월28일 친이낙연계 인사들이 구성한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개최한 포럼에서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8일 MBC 뉴스외전에서 측근들에게 창당 실무를 준비하라고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도움닫기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해 신당 창당 의지를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 전 대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이준석 전 대표가 10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발언한데 이어 같은 날 이낙연 전 대표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때가 되면 만날 것”이라고 호응했다.

이른바 ‘낙준(이낙연·이준석)연대’ 가능성까지 부상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등장할 제3지대 신당을 향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전직 대표였던 두 사람이 함께 신당을 창당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대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대거 신당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잇기 때문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극단적인 세력한테 포위되어 있기 때문에 중도의 공간이 굉장히 넓다”며 “소위 '낙준 연대', '낙준 신당'이 생기면 과거 안철수의 국민의당 이상의 성공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제3지대 신당의 성패에 결정적 변수는 선거제도 개편이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의석수 47석 가운데 30석에만 전국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제도다. 지역구 의석수 비율이 전국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경우 정당 득표율의 50% 정도의 의석을 채워준다. 

실제 비례의석을 나누는 데는 득표율 등에 따라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지만 일반적으로 지역구 의석을 많이 차지한 정당이라면 비례 의석을 그만큼 적게 갖고 가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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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월11일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뒤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이낙연 신당이나 이준석 신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됐을 때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일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의를 통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간다면 그만큼 신당의 성공가능성은 줄어든다.

이재명 대표로서는 제3지대 신당을 향한 관심이 커질수록 거대 양당이 지역구 의석수와 관계없이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할 공산이 크다. 현실적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됐을 때 제3지대 정당이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사실상 이 대표의 병립형 회귀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대선에서 위성정당 출현방지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공약했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실리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은 병립형을 전제로 협의를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병립형으로 같이 논의하는 게 하나의 옵션”이라며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제 하에서 위성정당을 안 만들면 5~10석 정도는 내준다고 봐야하고 비례 위성정당 명부를 제출하면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11월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멋있게 지는 게 무슨 소용이냐”며 사실상 병립형 회귀를 시사한 뒤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소집된 12월 임시국회에서 예산안과 쌍특검 법안(김건희·대장동 50억 클럽) 등 현안을 마무리 한 뒤 선거제 개혁과 관련한 결정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홍 원내대표는 “12월 안으로 연동형을 포함해 비례대표 선거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 확정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 김두관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는 물론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다수가 병립형 회귀에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이 대표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는 명분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 의원은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은 합니다'라던 그 이재명은 어디로 갔나”라며 “퇴행이라는 비판을 감수하고도 병립형의 길을 간다면 그 후과는 민주당 모두가 안아야 할 역사의 책임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서 다당제 실현을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탄희 의원이 발의한 위성정당 방지법에 민주당 소속 의원 75명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로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선택하더라도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속 의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6일 YTN 뉴스앤이슈에서 “병립형이나 준연동형에 대해서 (당내) 이견은 있지만 총선 승리로 가야 된다는 것에 대한 이견은 단 1명도 없다”며 “지도부도 병립형으로 회귀하면 더 큰 선거 승리가 가능한지를 설득력 있게 얘기를 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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