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분기에 8천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4월 역대 최대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하지만 주력사업 부문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KT의 황창규호는 바닥을 다지고 반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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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KT가 올해 2분기 매출액 5조8955억 원에 영업손실 8130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규모의 영업손실을 내고 2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4월 단행한 명예퇴직으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총 8320명의 임직원들이 정리하는 과정에서 약 1조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2분기 실적은 증권가 평균 실적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최근 3개월 동안 국내 증권사들이 발표한 전망치를 종합하면 매출액 5조8870억 원에 영업손실 8732억 원이었다.
KT는 2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었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있는 김인회 KT 전무는 “유무선 모든 분야에서 통신사업 경쟁력이 서서히 회복되는 중”이라며 “올 3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이번 실적을 살펴보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퇴직금이라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약 2400억~2600억 원 수준이다.
통신사 영업정지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유선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문의 매출이 상승했다. KT의 2분기 매출은 직전분기보다 0.8%, 지난해 2분기보다 2.4% 늘어났다.
주력사업인 무선사업부문의 경우 매출액이 직전분기보다 0.9%, 지난해 2분기보다 2.7% 상승한 1조7988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만 30만 명의 가입자가 순증한 효과를 봤다.
수익성 지표로 볼 수 있는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지난해 2분기보다 6.3% 오른 3만3619원을 기록했다. 이는 3G 서비스보다 이용요금이 비싼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가입자 비중이 같은 기간 36.8%에서 56.1%로 오른 덕분이다. 2분기 말 LTE 가입자는 941만 명으로 집계됐다.
미디어 콘텐츠 매출도 가입자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3813억 원으로 늘어났다. 직전분기보다 3.2%, 지난해 2분기보다 13.8% 증가한 액수다. 특히 IPTV 가입자가 2분기 21만 명 늘어 총 537만 명을 기록했다. KT는 올해 80만 명 이상의 IPTV 가입자를 확보하기로 했다.
BC카드와 KT렌탈의 선전에 힘입어 금융 렌탈부문도 매출 성장을 이뤘다. 매출액은 직전분기보다 3.2%, 지난해 2분기보다 5.5% 늘어난 1조179억 원을 기록했다.
유선사업 부문만이 홀로 역성장 했다. 유선전화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 탓에 매출액은 직전분기보다 0.9%, 지난해 2분기보다 6.6% 줄어든 1조4080억 원을 거뒀다. KT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유무선 결합상품을 강화해 매출 하락을 극복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KT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서둘러 마무리한 만큼 앞으로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다. KT의 설명대로 명예퇴직에 따라 인건비가 연간 7천억 원 정도 줄어든다면 3분기부터 최대 1700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명예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은 향후 발생할 비용을 미리 지불한 것을 볼 수 있다”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KT렌탈과 KT캐피탈의 매각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KT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KT가 올해 3분기 247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업계도 KT의 향후 실적전망이 밝다고 본다. 특히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3분기 중 추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만큼 무선사업부문의 실적개선 속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변수도 존재한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오는 10월1일부터 시행되는데 이에 앞서 KT와 경쟁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한 출혈 마케팅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KT는 과도한 마케팅비를 떠안게 돼 3분기 흑자전환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