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 결정으로 어느 정도 손실을 보게 될까?
3천억 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2조 원 규모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 추산이 엇갈린다.
삼성전자가 회수한 제품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 본격적인 판매재개를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가 향후 손실을 만회하는 데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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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전량 리콜하기로 결정한 것은 실적 측면에서 봐도 현명한 결정”이라며 “현실적으로 3천억 원에 못 미치는 비용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소비자들과 유통점으로부터 회수한 갤럭시노트7 250만 대의 배터리를 교체한 뒤 신제품으로 판매하거나 리퍼비시(재생산) 제품으로 가격을 소폭 낮춰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갤럭시노트7의 불량 여부를 무상으로 점검해주는 만큼 제품을 교체하지 않는 구매자도 많을 것으로 파악해 이런 결론을 내놓았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번 사건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면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 타격으로 판매량이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실적 영향도 최소화하고 소비자의 신뢰도 얻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한 갤럭시노트7 폭발사고의 원인이 배터리 자체 불량이라고 파악한 뒤 전세계 소비자와 유통점에 판매된 제품 전량을 수거해 신제품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향후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불량 가능성이 있는 제품 모두를 폐기하기로 결정할 경우 2조 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를 교체한 제품의 가격을 낮춰 판매할 경우 갤럭시노트7 기존 구매자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고 완제품을 분해한 뒤 재조립하면 방수기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노트7을 거의 판매하지 못해 2조 원 이상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현실적 수준에서 봐도 1조 원 가까운 이익감소효과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수거한 제품을 어떻게 처리할지 파악해야 구체적 손실금액을 추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많을 경우 추가 이익감소도 예상된다.
미국 이통사들은 오는 30일까지 갤럭시노트7 구매금액을 모두 환불해주는 정책을 내놓았다. 국내 이통사 역시 삼성전자와 협의해 기존 14일이었던 환불기간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어 판매량이 기존 전망치를 크게 밑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대규모 스마트폰 수요가 발생하는 연말 성수기까지 물량공급을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타격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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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갤럭시노트7 환불 안내. |
삼성전자가 9월 생산되는 갤럭시노트7 대부분을 교환용으로 배정할 경우 현재 잠정중단된 글로벌 판매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잠재수요가 아이폰7 등 경쟁사 신제품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
올해 3분기 4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 IM부문에 대한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도 낮아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IM부문이 3분기에 영업이익 2조486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 등은 삼성전자가 회수제품 처리방법을 발표한 뒤 실적 전망치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이번 리콜로 1조 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도 연간 영업이익의 5% 정도에 불과하다”며 “단기적 실적보다 브랜드가치에 미칠 장기적 영향이 삼성전자에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