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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현대카드 사원증, 신세계그룹 사원증, KB국민은행 사원증 |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디자인 사원증’이 보수적인 KB국민은행에도 파고 들었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본점과 영업점의 전 직원 2만5천여 명에게 새로운 사원증을 배포했고 이달부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새 사원증은 지난해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직접 추진한 것이다. 기존 사원증보다 디자인적 요소가 강화되고 직급이 표시되지 않는다.
KB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선보인 사원증과 비슷하다며 반응이 좋다.
◆ 디자인 강화하고 직급 없앤 국민은행 사원증
국민은행의 새 사원증은 가로 4.4cm, 세로 7.5cm, 폭 0.7mm로 기존 사원증보다 작다. 보통의 증명사진 대신 각자 개성대로 포즈를 취한 상반신 흑백사진이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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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호 국민은행장 |
이 사원증은 이건호 행장이 직접 도입을 추진했다. 이 행장은 국민은행 직원들 중 사원증을 직접 착용하는 사람이 매우 적다는 사실을 놓고 고민하다 새 사원증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이 임직원 모두에게 소속감과 자부심을 부여하고 젊은 KB국민은행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착용하고픈 사원증을 제작하기로 하고 사원증 교체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사원증을 새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의 요구를 모았다. 특히 출입기능과 내부식당 등 부대시설 결제기능을 추가했다. 이전까지 신용카드에 따로 등록을 해야 결제가 가능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사원증에서 직급을 없애고 이름과 사진만을 넣었다는 점이다. 본점뿐 아니라 모든 영업점에서도 기존의 명찰 대신 이 사원증을 착용하게 된다.
그동안 현대카드나 신세계그룹, NHN 등 사원증에 직급을 표시하지 않은 전례가 있지만 보수적인 금융업에서 직급을 표시하지 않은 점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사원증에 들어간 사진은 전문 사진작가가 직접 촬영했다. 특히 사진작가들이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직접 전국에 있는 지점에 방문해 촬영을 하는 등 영업점 사원들을 최대한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사원증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없었던 결제기능이 추가되고 사진도 흑백이라 세련된 느낌이 난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 사원증에 디자인 개념 처음 도입한 정태영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사원증을 처음 만든 원조로 꼽힌다. 정 사장은 2010년 천편일률적인 사원증에서 벗어나 기업의 정체성과 직원의 개성을 반영한 사원증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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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
정 사장은 크기는 반으로 줄어들고 기능은 강화된 사원증을 처음 선보였다. 사원증을 통해 사옥의 출입은 물론 사내식당 등 회사 내 모든 편의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직원공모를 통해 사원증의 이름도 ‘마이디’라고 지었다. 마이디는 모든 임직원 각각의 개성이 담겨 있는 사원증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정태영 사원증’은 그뒤 신세계그룹으로 전파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현대카드 사원증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고 정 사장에게 현대카드 사원증을 신세계그룹에도 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 뒤 정 사장의 지시로 현대카드 디자인실은 2만3천여 명이 넘는 신세계의 사원증을 무상으로 디자인해 줬다.
당시 정 부회장은 빨간 색의 고급스러운 상자 안에 사원증을 넣어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정 부회장은 2010년 충무로 본점에서 열린 개점 80주년 기념식에서 대표 사원들에게 일일이 새 사원증을 나눠줬다.
정 부회장은 당시 “신세계에 소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하나 만으로도 기쁨과 자부심을 지속적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이런 고민 끝에 나온 것이 새로운 신세계 사원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