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항공주가 바닥을 찍고 날아오르고 있다. 국제선 여객 수요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 실적과 밀접하게 연관된 유가와 환율이 최근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연말 해외여행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항공주 주가가 누적되는 상승모멘텀을 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대한항공(15.5%), 아시아나항공(14.1%), 제주항공(19.5%), 진에어(20.1%), 티웨이항공(18.7%) 항공업종 주가가 두 자릿수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8%)보다 오름폭이 크다.
항공주 주가는 바닥권을 다진 뒤 회복세로 돌아섰다. 대한항공(10월20일), 아시아나항공(10월24일), 진에어(10월20일) 등 항공주는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쓴 뒤 반등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유가와 환율이 고점을 찍고 안정화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1월 초 136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1290원선으로 빠르게 내려왔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거치면서 달러화 강세가 진정됐다.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유와 항공기 임대료 등 달러 기반의 거래를 진행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은 항공사 실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대한항공이 약 350억 원, 아시아나항공이 284억 원가량 평가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항공유는 항공사 매출 원가 30%가량을 차지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때 주요 산유국의 감산기조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20%가량 내리면서 7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9월 말 고점에 비하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름 성수기 실적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해외여행 수요는 변함없이 견조하다”며 “유가와 환율도 꺾이면서 대외 악재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피크를 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인천공항 출국장이 겨울철 해외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
이제 증권가의 관심은 3분기 실적시즌을 넘어 연말 성수기로 향하고 있다. 항공주가 겨울 성수기와 새해를 맞아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 만큼 계절 효과에 주목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항공업종은 계절성과 대외변수에 민감한 만큼 주가가 매년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3년 동안 반등 타이밍은 연말연초였다”고 말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주 수익률의 계절성에 주목할 시기가 왔다”며 “성수기를 앞둔 주가 계절성, 현재 뒷받침되는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수급까지 감안하면 항공주의 성과를 조금 더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봤다.
다만 최근 급등에 따른 부담과 11월 비수기가 남아있는 만큼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연이은 상승,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졌다"며 "상승 방향성이 명확해졌다고 볼 수 있지만 단기 과열 해소, 물량소화 구간은 감안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