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다 집단 퇴장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박민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여야는 본격적으로 질의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료제출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다.

인사청문회 본 질의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가 빗발치자 장제원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요구에 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며 자료를 정리해 제출하면 본인이 자료제출 요구를 하겠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의사진행 발언 시간에 자료가 왜 필요한지를 일일이 다 설명하는 것은 무리하다며 본 질의에 반영하도록 요청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료가 없으면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주장에 “한상혁 KBS 사장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더 부실한 자료로 인사청문회에 임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그때는 그때”라며 받아쳤다.

여기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요구한 신상발언을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커졌다. 고 의원은 박 후보자가 자신을 특정해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이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장 위원장은 이를 거부하고 고 의원에게 “질의를 먼저 하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신상 발언이 보장되지 않으면 질의응답을 할 수 없다며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졌다.

고 위원은 “위원장이 왜 청문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느냐”고 따져 물었고 장 위원장도 “고 의원이야말로 파행으로 몰고 가려는 것 같다”며 맞섰다.

고 의원은 장 위원장에게 질의를 하겠다며 “인사청문위원으로서 위원장의 갑질을 용납할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장제원 위원장은 청문회를 운영할 자격이 없다”며 “위원장으로써 위엄을 세워달라고 했는데 오히려 청문위원들을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또 “검증 자료가 오지 않아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수가 없는데 거기에 대한 시간(자료 제출 시한) 확답도 안 해줬다”며 “최소한의 자료는 있어야 그걸 가지고 검증을 하는데 아무자료도 주지 않는 것은 ‘부적절한 무언가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장 위원장에게 “남은 시간 갑질하든 알아서 해라”며 회의장을 나갔고 야당 의원들도 전원 회의장을 떠났다.

그러자 장 위원장은 “장제원 청문회를 하느냐”며 “위원장 자격을 고민정 의원이 정한다니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당 의원들은 집단 퇴장한 야당 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부재중 상태에서 일방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계속 이런 방식 진행할지 고민해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자기 순서가 왔을 때 부재중인 경우 포기한 것으로 판단을 해서 한다는 원칙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고 제안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도 “반대할 명분이 없으니 셀프 태클 청문회로 파행을 유도하고 있다”며 “이런 것이야말로 반민주적, 반의회적 처사다. 민주당은 빨리 복귀해서 청문회에 정상적으로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후 조승래 의원과 민형배 의원 등이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와 박 후보자의 사과와 자료 제출, 신상 발언 시간 확보 등을 요구했다. 인사청문회는 장내 정리를 위해 정회했다가 2시에 재개하기로 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