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가전제품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IT회사들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해 다른 해운사를 찾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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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해운의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전체 해운물동량의 40%, 20% 정도를 한진해운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과 같이 작은 제품은 항공운송을 통해 수출하고 있지만 크기가 큰 가전 및 반조립 제품의 경우 해상운송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의존하는 해운 물동량 비중이 적지 않지만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예약 물량을 취소하고 다른 선사를 알아보는 중”이라며 “현재 운송 중인 화물의 처리에 대해서도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동부전자대우는 전체 해운물동량의 10% 정도만을 한진해운에 의존하고 있지만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비상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진해운이 파산하면 다른 해운사들이 화물운임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어 가전회사는 한진해운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수출물량의 해상운송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전자 및 가전제품과 달리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컨테이너선보다 벌크선을 통해 운송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진해운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벌크선사업을 축소하고 컨테이너선사업 위주로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유코카캐리어스를 통해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자동차 수출은 전부 선박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사업 위주여서 자동차 수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등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계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해상운송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컨테이너선보다 벌크선을 통해 철강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