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TSMC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반도체산업의 업황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PC와 휴대폰 분야에서는 제조사들의 재고 관리가 이어지고 있어 강력한 수요 반등을 예측하기에는 시기상조인 것으로 분석됐다.
▲ 대만 TSMC가 2022년 말 개최한 3나노 파운드리 양산 기념식에서 공개한 반도체 웨이퍼. <연합뉴스> |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5일 “최근 TSMC 고객의 주문이 눈에 띄게 급증하면서 TSMC의 공장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때 40%까지 떨어졌던 TSMC의 6/7나노 공장 가동률은 현재 60%에 도달했으며 연말에는 약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4/5나노 가동률도 75~80%에 이르며 3나노 가동률은 약 80%인 것으로 추산됐다.
TSMC의 고객들은 최근 반도체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
TSMC의 주요 고객으로는 애플, 미디어텍, 엔비디아, AMD, 인텔, 브로드컴 등이 있다.
또 AMD의 자회사 자일링스, 아마존, 시스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와 같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들은 TSMC의 2024년 가격 인상 정책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가속화하고 슈퍼컴퓨터 ‘도조’의 컴퓨팅 성능을 확장하기 위해 미국 오스틴에 슈퍼컴퓨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도조의 핵심 반도체는 TSMC의 7나노 공정과 고급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생산된다. 이를 바탕으로 테슬라는 TSMC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주문량이 올해 약 5천 개에서 내년에는 1만 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반도체의 추가 생산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웨이저자 TSMC CEO와 만나 고객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2023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강력한 인공지능 수요 외에도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반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2024년 전기차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PC와 휴대폰 수요가 반등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들은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재고를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휴대폰용 반도체의 성장이 향후 TSMC의 전체 성장률보다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PC와 휴대폰 시장의 성장성이 장기간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렌드포스는 “일부 시장에서는 수요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어 반도체산업의 반등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반도체 제조사들은 업계의 낙관적 전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