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태블에서 애플을 추격할 기회를 잡았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호환성을 넓힌 보급형 새 스타일러스 펜(애플펜슬)으로 태블릿PC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보급형 애플펜슬을 두고 가격이 인하된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제품 사양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가성비 태블릿 제품과 프리미엄 스타일러스 펜에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까지 3가지 무기를 활용해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과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데 힘 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가성비 태블릿과 프리미엄 스타일러스 펜 출시 전략이 애플의 보급형 스타일러스펜의 낮은 기능을 향한 불만과 맞물려 점유율 상승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의 태블릿PC에 활용되는 새 보급형 애플펜슬의 기능이 기존 제품보다 40% 낮아진 가격을 감안해도 기능이 많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많다.
새 애플펜슬은 자석부착 기능을 갖췄고 아이패드 최신 제품의 기본형 모델과도 호환성을 확보해 시장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기존 애플펜슬은 고급형 태블릿 제품에 주로 적용됐다.
하지만 새 애플펜슬은 무선충전과 무선페어링(연결)을 지원하지 않아 별도의 USB 케이블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을 뿐 아니라 필압기능도 빠져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 전문매체 맥루머스의 독자 커뮤니티(포럼)에는 애플의 새 스타일러스 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한 이용자(FeliAp***)는 “아무리 보급형 제품이더라도 필압기능이 빠진 것은 퇴행에 가깝다”며 “오직 아이패드 최신 제품 사용자에게 스타일러스 펜을 팔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fwmirea***)는 “필압 기능이 빠진 것은 과거 1세대 애플펜슬보다 못한 것으로 애플의 라인업은 엉망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태블릿PC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단순 시청에 태블릿PC를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드로잉이나 필기 등 콘텐츠 생산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타일러스 펜은 제품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따라서 애플이 새 보급형 애플펜슬에 전작보다 핵심기능을 많이 제거한 것은 애플 경영진의 애초 의도와 달리 향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전자 S펜 크리에이터 에디션 모습. <삼성전자> |
노태문 사장은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 태블릿PC용 스타일러스펜에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새 애플펜슬이 나오고 하루 뒤 유사한 가격(12만1천 원)에 60도 기울임 감지와 4096단계 필압 지원하는 프리미엄 스타일러스 펜 ‘S펜 크리에이터 에디션’을 내놨다.
새 S펜은 S펜 기능을 지원하는 갤럭시S 울트라, 갤럭시 노트, 갤럭시 탭, 갤럭시 노트북 등의 제품군과 호환성도 갖췄다.
이에 더해 노 사장은 최근 실속형 가격(미국 출시가격 기준 449달러)을 지닌 갤럭시탭S9FE 시리즈를 출시하며 태블릿PC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자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2분기 점유율 20.6%로 2위, 같은 기간 애플은 37%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포인트 점유율을 키웠지만 애플은 같은 기간 5.8%포인트 늘리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노 사장은 애플과 시장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발 더 나아가 게임업체와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준비해 모바일 기기의 게임기능을 강화할 채비도 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은 서버에서 연산을 원격으로 지원해주는 클라우드 기술에 기반한 플랫폼을 말한다.
서버에서 게임이 구동되고 단지 화면만 개별 이용자의 기기에 송출(스트리밍)하면 되기 때문에 기기 자체의 성능에 크게 구애받지 않게 된다.
노 사장은 애플이 태블릿PC의 모바일 프로세서(AP)의 우수성을 내세우는데 대응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내년 1분기에 출시함으로써 기기의 성능을 보완하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글로벌 전체 태블릿PC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IDC는 “태블릿 시장이 올해 말까지는 전년대비 출하량이 15.2% 줄어든 3억8480만 대를 기록하겠지만 내년부터 수요가 살아난 뒤 2027년에는 4억2500만 대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