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도 1987년과 같은 주가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에 육박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채권이 안전자산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며 “다만 1987년과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 주가 추가 급락 우려는 점차 완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지만 1987년처럼 주가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NYSE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 모습. <연합뉴스> |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현지시각으로 19일 5%를 넘어서는 등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시장 불안을 높이고 있다. 1987년에는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주가가 급락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허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승은 그 자체로도 불안할 뿐 아니라 1987년 10월의 블랙먼데이와 같은 나쁜 기억도 상기시킨다”며 “1987년 당시 4달 동안 10년물 금리가 200bp(1bp=0.01%포인트) 상승한 뒤 주가가 급락했다”고 바라봤다.
다만 1987년처럼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허 연구원은 “1987년 블랙 먼데이는 단지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 아니라 그 이전 달러가치 하락 방지를 위한 국제 공조가 깨졌고 각 나라가 경쟁적으로 긴축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이례적 이벤트다”고 설명했다.
그 때처럼 국채금리가 오른 것은 맞지만 달러 가치의 흐름이 다르고 무엇보다 각 나라가 현재 앞다퉈 긴축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가 급락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허 연구원은 “1987년과는 미국 달러 방향성에서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데 미국 달러는 올해 7월 이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 미국 등 주요국 물가 상승률이 높긴 하지만 지난해 뒤 둔화 일로에 있어 각 나라가 금리경쟁을 벌일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해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7월 말 99선까지 내려갔다가 지난 몇 달 동안 꾸준히 올라 105를 넘겼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