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명호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첫해 연간 흑자전환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건자재사업과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부문 둘 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실적이 순항하고 있다. 업황 개선과 더불어 고수익 제품 매출 확대, 해외시장 공략 등 경영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한명호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침 첫해 흑자전환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6188억 원, 영업이익 1331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0.2%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793% 급증하는 것이다.
LX하우시스는 2022년에는 국내 부동산 경기악화,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연결기준 매출 3조6111억 원, 영업이익 149억 원, 순손실 1177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매출은 4.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8.8% 급감한 것이다.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LX하우시스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32%, 776% 증가했다.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43%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0.4%에서 올해 3.8%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한 사장이 지난해 11월 LX하우시스 대표로 복귀한 뒤 1년 만의 성과다.
한 사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건자재사업은 견고한 수익구조로 전환하고 자동차소재부품사업은 해외사업을 적극 확대해 국내시장 침체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전략이 긍정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우선 그동안 꾸준히 설비투자를 해온 PF단열재 등 고부가제품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실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2023년 건자재부문에서 창호와 일반장식재, 표면소재 등 매출이 모두 지난해를 살짝 밑도는 가운데 PF단열재 매출만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건자재사업에서 PF단열재 매출 비중은 올해 36.9%로 2021년(23.2%)보다 13.7%p, 2022년(35.3%)보다 1.6%p 높아지는 것이다.
PF단열재는 마진율 7~10%인 고부가제품이다. 창호나 표면소재 등 마진율은 보통 4~5%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LX하우시스는 앞서 2013년 PF단열재 첫 번째 생산공장을 세운 뒤 2018년과 2020년, 2022년 2~4공장을 준공했다. PF단열재 생산능력을 연간 300만㎡에서 3천만㎡로 10배 수준으로 키웠다.
미국법인 실적이 크게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LX하우시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3년 상반기 미국법인에서 매출 2741억 원, 이익 94억 원을 냈다. 2022년 같은 기간과 매출은 비슷하지만 이익은 405.2% 늘었다.
고급 인조대리석인 엔지니어드스톤 등 고부가제품과 바닥재 등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미국은 글로벌 인조대리석시장 점유율 1위 시장이다. LX하우시스는 미국 엔지니어드스톤 시장에서 점유율 6~8%를 차지해 업계 4위에 올라있다.
LX하우시스는 미국시장에서 데코필름 등 산업용필름 판매도 증가해 자동차소재부품사업 실적 회복에도 힘을 실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은 LX하우시스 해외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력시장이다.
LX하우시스는 올해 2월 북미 주방·욕실 전시회 KBIS에 참가해 엔지니어드스톤, 인조대리석 제품 등을 소개하며 영업활동에 나섰다.
한 사장은 내수시장 불황 만회를 위해 주력인 미국 외에도 유럽과 인도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 2023년 5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인터줌 2023’에 마련된 LX하우시스 전시관 모습 . < LX하우시스 >
LX하우시스는 5월에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구·기자재 전시회 ‘인터줌 2023’에서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전시관을 꾸리고 친환경, 고기능성 가구용 필름 70여 개 제품 등을 선보였다. 올해는 전시관 규모를 예년보다 30% 늘렸다.
LX하우시스는 이 전시회에서 유럽 5대 가구기업과 미팅을 진행했고 인도와 중동 등 신규시장 확대를 위한 영업활동도 펼쳤다.
이 가운데 인도는 신흥시장이지만 올해 LX하우시스 해외법인 가운데 매출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이기도 하다. LX하우시스 인도법인은 2023년 상반기 매출 87억 원, 이익 10억 원을 냈다. 2022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55.3%, 영업이익은 66.6% 늘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구조 개선, 해외시장 공략 등은 새로운 전략은 아니지만 한 사장은 이 기본 전략으로 매번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한 사장은 앞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가 악화했을 때 LX하우시스(당시 LG하우시스) 초대 대표를 맡아 고성능 단열재, 고단열 로이유리 등 고부가가치사업과 해외시장 기반을 다졌다.
한 사장은 미국 조지아주 인조대리석 공장 건설, 중국 우시 생산공장 건설 등 해외 주요시장에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LG화학에서 해외사업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LX하우시스가 내수를 벗어나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 사장은 2014년에는 한화그룹에서 독립한 한화L&C 초대 대표로 영입됐을 때는 수익성 제고를 통해 6개월 만에 영업이익 21.7% 증가라는 성과를 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건자재 주요원자재인 PVC 가격 하락,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은 자동차소재부문의 흑자전환 등 업황 개선 운도 따르고 있다.
한 사장은 1959년생으로 1983년 LG화학에 입사해 LG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2009년 LG화학에서 분할해 설립된 LG하우시스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고 2012년 대표에서 물러났다. 그 뒤 2014년 한화L&C 대표를 지냈고 2022년 11월 LX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LX하우시스 대표로 복귀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