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강조 흐름에 맞춰 효율성을 높인 냉난방 공조시스템 사업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사진 왼쪽은 LG전자의 공조시스템 '써마브이' 모습.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글로벌 냉난방 공조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흐름이 나타는데 더해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 짐에 따라 효율성을 높인 공조시스템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LG전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조 사장은 성장세를 타고 있는 전장사업에 이어 새 기업간 거래(B2B) 사업으로 잠재력이 높은 냉난방 공조 사업을 키우는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에서도 시스템 에어컨 등 냉난방 공조시스템을 앞세운 기업간 거래의 비중 확대전략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LG전자는 앞으로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친환경 고효율 제품 수요에 대응해 히트펌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냉난방 공조사업을 더욱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주완 사장은 냉난방 공조시스템 사업과 관련해 유럽에 이어 확장성이 있는 미국시장에서 기술력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건물 전기화 서밋’에서 참여해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냉난방 공조시스템의 일종인 히트펌프(특정 장소의 열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데 사용하는 기계) 600만 대를 2030년까지 공급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탄소중립 정책에 기반해 화석연료 비중이 큰 공조시스템을 전기로 전환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로 LG전자뿐만 아니라 캐리어와 다이킨, 트레인 등 9개 주요 공조업체가 함께 한다.
LG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북미지역 공략에 더욱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가계 에너지 비용 안정을 위해 2022년 9월부터 ‘고효율 에너지 주택 리베이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어 LG전자가 사업기회를 넓힐 터전이 마련되고 있다.
히트펌프는 막대한 초기 설치비용이 걸림돌로 꼽혀왔는데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시장확대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조 사장은 북미 지역에 연구개발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해 이런 흐름에 올라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개발과 생산지를 일원화함으로써 원가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LG전자는 사무실, 호텔, 가정 등 각 공간에 적합한 상업용·산업용 공조시스템을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유기적으로 연계해 친환경 고효율 솔루션을 구성해 점유율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7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래 비전과 사업포트폴리오 전환 발표에서 '냉난방공조 사업' 강화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LG전자 > |
조 사장은 북미에 앞서 유럽 시장에서 공조시스템 사업 확장에 힘을 쏟아 성과를 낸 바 있다.
LG전자는 2022년 고효율 히트펌프 ‘써마브이’를 통해 유럽에서 매출을 2021년과 비교해 120% 늘리는 실적을 보였다.
특히 프랑스, 독일을 비롯해 LG전자가 유럽에서 공조사업을 진행하는 국가 대부분 지난해 매출액이 2021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써마브이는 에너지소비량을 대폭 줄여줄 뿐만 아니라 남은 전력을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할 수 있어 유럽 지역에서 인기를 끈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연합(EU)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러시아산 가스 조달에 불안정을 느끼게 되자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가스보일러에서 히트펌프로 전환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2년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리파워 EU 플랜’을 수립하고 2026년까지 히트펌프 약 2천만 대, 2030년까지 6천만 대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최근 중동지역 화약고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하면서 에너지 리스크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돼 전기를 활용한 히트펌프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에서는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 규모가 2021년 508억 달러(약 68조 원)에서 2027년에는 854억 달러(약 11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사장은 이런 시장의 성장성을 눈여겨 보고 올해 7월 열린 미래비전발표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는 가정용과 상업용 에어컨에서 고효율 인버터 기술을 갖춰 냉난방공조 시스템 시장 공략을 위한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며 “2030년까지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톱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