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출시된 지 50년이 넘은 브랜드 제품도 접고 ‘제로탄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해 3년 연속 실적 성장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
11일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린다와 트로피카나스파클링 생산을 중단한 것이 맞다”며 “올해 2분기에 마지막 생산을 마쳤고 시장에 있는 재고가 소진되면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린다는 1972년 롯데칠성음료의 전신인 한미약품이 펩시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내놓은 음료다. 롯데칠성음료가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 시장 재고가 소진되면 5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트로피카나 스파클링은 2009년 출시된 제품이다. 걸그룹 모모랜드 주이가 등장하는 광고가 화제가 됐던 제품이다. 2020년 패키지를 리뉴얼하기도 했지만 14년 만에 단종된다.
롯데칠성음료가 미린다와 트로피카나스파클링 생산 중단을 결정한 데는 지난해 4월 재출시한 제로탄산 ‘탐스’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칠성음료가 ‘되는 사업’에 더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음료 실적자료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줄곧 제로탄산 시장에서 점유율 5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만 해도 점유율이 40%에 못 미쳤지만 이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매출도 증가했다.
2021년 상반기 340억 원이던 제로탄산음료 매출은 올해 상반기 1405억 원을 기록했다. 2년 사이에 313.2%가 늘었다.
50% 점유율 확보에 성공한 2022년 상반기 이후로도 제로탄산음료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860억 원, 2022년 하반기 1025억 원, 올해 상반기 1405억 원 매출을 각각 올렸다.
제로탄산 시장에서는 점유율 50% 정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탄산 시장 전체로 확대하면 롯데칠성음료 점유율은 39% 정도로 떨어진다. 롯데칠성음료가 제로탄산 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탄산 시장 전체에서는 코카콜라, 동아오츠카 등 경쟁사들 때문에 점유율이 빠지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제로탄산 시장에서만큼은 롯데칠성음료가 주도권을 잡아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미린다와 트로피카나스파클링 단종으로 인해 지급수수료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칠성음료가 지급한 수수료는 421억 원이다.
미린다는 펩시와 라이언스 계약을 체결해 생산한 제품이다. 트로피카나스파클링은 롯데칠성음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음료지만 ‘트로피카나’는 펩시 브랜드기 때문에 펩시에 상표사용료를 내왔다.
두 음료로 인해 빠져나가던 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되면서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롯데칠성음료가 미린다와 트로피카나스파클링 생산 중단을 결정한 데는 지난해 4월 재출시한 제로탄산 ‘탐스’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 12월
박윤기 대표가 취임한 이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영업이익이 주춤하다.
롯데칠성음료는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18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1%가 줄었다.
매출은 올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가 증가했다.
탄산 카테고리 매출 증가율은 연결기준 매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9.6%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단종으로 인해
박윤기 대표가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3일 발표된 증권사보고서들을 종합하면 롯데칠성음료 하반기 실적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같은 날 롯데칠성음료 분석보고서를 낸 증권사 10곳 가운데 8곳이 하반기에 롯데칠성음료가 실적 개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제로탄산음료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63% 증가했고 올해 매출 3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로칼로리 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기 때문에 제로칼로리 음료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