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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한진해운, 경영정상화 운명 엇갈리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8-21 15: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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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운명이 어긋나고 있다.

현대상선은 새 CEO 선임에 속도를 내며 정상화 수순을 차근차근 밟고 있다.

반면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마감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진그룹의 지원이 불투명해지면서 법정관리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 현대상선, 새 CEO 선임 본격화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조만간 헤드헌팅회사로부터 신임 CEO 후보 5∼6명을 추천받는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경영정상화 운명 엇갈리나  
▲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채권단은 컨설팅회사를 통해 후보군의 평판조회까지 마친 뒤 사장추천위원회를 열어 최종 후보자를 압축하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9월 초까지는 새 CEO를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KB국민은행 등 채권기관 5곳으로 구성된다. 각 기관이 후보자들에 대한 내부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최근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으로 추천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사장추천위원회를 연기하는 등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비슷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현대상선 CEO를 선임하는 과정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역시 후보 추천부터 선임까지 전혀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현대상선의 전직 임원이나 외국 선사의 전직 대표 등이 CEO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대상선 출신으로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과 노정익 전 현대상선 사장 등이 거명된다.

이들은 현대상선의 사정에 정통하고 해운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직 임원인 만큼 경영 악화의 책임에서 온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외국인 CEO가 현대상선을 이끌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가운데 싱가포르 선사 APL의 전 사장인 론 위도우가 거명된다.

◆ 한진해운 자율협약 마감 2주 앞으로

반면 한진해운은 향후 진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진해운 채권단이 추가 지원은 없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한진그룹은 아직 뚜렷한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경영정상화 운명 엇갈리나  
▲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마감시한인 9월4일 이전에 부족한 운영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추가 자구안을 제출해야 한다. 실무절차 등을 고려할 때 조만간 결단을 내려야 한다.

채권단은 부족 자금 가운데 최소 7천억 원을 한진그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조양호 회장은 자금여력이 없는 데다 부실 계열사 지원에 따른 배임문제도 불거질 수 있어 4천억 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조 회장이 내릴 결정을 놓고 업계에서 전망이 엇갈린다.

조 회장이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을 꿈꿔왔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권단이 요구하는 자금을 대한항공 등 계열사를 동원해 무리하게 끌어올 경우 한진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황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조 회장이 망설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한진그룹이 최근 한진해운의 자산을 잇달아 사들이는 것을 놓고 한진해운을 지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을 대비해 알짜자산을 그룹에 남기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자율협약 종료일까지 한진그룹과 채권단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채권단 지원이 자동 철회되고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다음 절차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합병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파악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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