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3-09-08 14: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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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가 국내 ETF시장 순자산 1위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고금리시대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를 비롯한 금리연계형 상품은 순자산 규모를 빠르게 불리며 국내 ETF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이 KODEX200 뒤를 빠르게 쫓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기준 KODEX 200과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의 순자산총액(AUM)은 각각 6조16억 원과 5조7233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 상품의 순자산 규모 차이는 2784억 원에 그친다. 1년 전만 해도 4조 원 이상, 올해 초만 해도 2조 원에 가까웠는데 크게 줄었다. 8월21일과 22일에는 차이가 1400억 원대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KODEX 200은 국내 ETF시장 순자산 규모 1위 상품으로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을 따른다. 2002년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된 ETF로 상장 이후 20년 넘게 순자산 1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는 2020년 나왔다. 2022년 이전에는 시장의 큰 주목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순자산 규모가 2천억 원대에 머물러 KODEX 200과 차이가 6조 원 가까이 났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가 최근 1년 반 사이 몸집을 크게 불리며 KODEX 200 뒤를 빠르게 쫓는 셈인데 고금리시대 수혜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는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고시하는 CD 91일물의 수익률을 따른다.
CD(양도성예금증서)는 은행이 정기예금증서에 양도성을 부여한 무기명 증권이다. CD 금리 역시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빠르게 올랐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도 기대 수익률이 높아졌고 은행의 정기 예적금 상품과 다르게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ETF의 장점이 더해져 ‘파킹형 ETF’로 주목 받으며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는 전날 5만2965원에 장을 마쳤다. 1년 전인 2022년 9월7일 종가와 비교해 3.49% 올랐다.
고금리시대가 찾아온 만큼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뿐 아니라 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다른 금리연계형 상품 역시 국내 ETF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2022년 이후 KODEX 200과 TIGER CD금리투자KIS 순자산 규모.
국내 ETF시장 순자산 규모 3위에 오른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역시 지난해 4월 상장 이후 몸집을 빠르게 불렸다.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는 전날 기준 순자산 규모가 3조5847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4월 2천억 원 규모로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성장세로 평가된다.
7일 기준 국내 ETF시장에는 순자산총액 2조 원이 넘는 대형 ETF가 모두 11개 상장돼 있다.
이 가운데 금리연계형 상품이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등 4개로 가장 많다.
1년 전인 2022년 9월 초만 해도 금리연계형 ETF 가운데 순자산총액 2조 원이 넘는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당시(2022년 9월1일 기준) 순자산총액 2조 원이 넘는 상품은 모두 6개로 KODEX 200과 TIGER 200,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레버리지,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등 정통 지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상품이 주를 이뤘다.
순자산총액 2조 원이 넘는 금리연계형 상품 4개 가운데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를 제외한 3개 상품이 2022년 이후에 출시됐다.
고금리시대 금리연계형 상품이 빠르게 출시되고 성장하며 국내 ETF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는 상장 이후 최단 기간 순자산 2조 원을 넘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는 올해 6월7일 상장 이후 63영업일 만인 9월5일 순자산이 2조 원을 넘어섰다. 상장 당시 순자산이 1천억 원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3달 동안 20배 넘게 늘었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가 나오기 전 가장 빨리 순자산 2조 원을 넘긴 ETF 역시 금리연계형 상품이다.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는 지난해 4월26일 출시된 뒤 91영업일 만에 순자산 2조 원을 돌파했다.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섣불리 꺼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고금리시대에 금리연계형 상품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아란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최근 KODEX 금리연계형 상품의 빠른 성장세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기 자금을 고금리로 활용하면서도 손실을 보지 않는 파킹 구조의 금리형 ETF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