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병구 DHL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이사가 5일 인천공항에 위치한 DHL 인천 게이트웨이 확장 기념식에서 DHL 인천 게이트웨이 확장 배경과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인천 게이트웨이는 지역 허브가 처리하는 수준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주변 국가로의 환적 물량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병구 DHL익스프레스코리아(DHL코리아) 대표이사는 DHL의 인천 게이트웨이(화물터미널)의 달라진 위상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DHL이 5일 인천공항에 위치한 게이트웨이 확장 개장식을 가졌다.
이곳은 전국에 있는 DHL의 서비스센터 23곳 및 서비스포인트 10곳에서 모인 국제특송 화물을 목적지 국가로 반출하고 해외에서 반입된 화물을 각 지역 서비스센터로 분류하는 곳이다.
DHL은 한국의 국제특송 물량 성장세에 주목하고 2019년부터 1750억 원을 투자해 인천 게이트웨이를 기존보다 3배 넓힌 5만8천㎡로 확장했다.
더 많은 물동량을 처리함으로써 국제특송의 DHL의 정체성과 같은 '정시성' 역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특송을 이용해본 고객에게 DHL이란 이름은 친숙할 수밖에 없다. DHL은 1969년 미국에서 설립된 물류회사로 UPS, Fedex와 함께 3대 국제특송 업체로 묶인다.
국내에서는 1977년부터 국제특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DHL이 인천공항에 본격적으로 둥지를 튼 것은 2009년이다. 당시 380억 원을 들여 건립한 게이트웨이는 한국의 국제특송 시장의 성장으로 이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DHL이 다시 투자에 나선 까닭이다.
2012년과 비교해 10년 사이 인천 게이트웨이의 수출입 화물은 72%가 늘어났다. 특히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해외직구 및 해외역직구 물량은 6배 이상 늘었다.
한병구 대표는 “2009년 게이트웨이 개소를 두고 한국에 과잉투자했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예상과 달리 국제특송 물량이 굉장히 빨리 늘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국내로 반입되는 화물 뿐 아니라 다롄, 칭다오, 몽골, 괌, 사이판 등으로 가는 화물의 환적물량도 인천 게이트웨이 물량의 30%를 차지한다.
매일 인천에서 뜨고 내리는 DHL의 항공편은 45편으로 DHL의 분류상 게이트웨이의 상위 체계인 지역 허브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천 게이트웨이는 이번 확장을 통해 아시아 최대의 게이트웨이로 거듭나면서 지역 허브에 준하는 게이트웨이로서 위상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인천 게이트웨이의 확장은 초국경택배 시장 성장에 따른 대응의 일환이다.
국제특송은 B2B 분야의 포워딩, B2C 분야의 글로벌 이커머스의 해외 배송물류(초국경택배)를 아우르는데 B2C 분야 물류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한 대표는 “현재 빠르게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화물은 초국경택배로 5년 동안 물량이 줄어든 적이 없다”며 “특히 K팝 굿즈, K뷰티, K패션 등 K컬처 관련 물동량이 미국으로 많이 반출된다”고 설명했다.
DHL익스프레스의 주요 경영진의 인천 게이트웨이 확대의 배경과 앞으로의 역할과 관련한 소개가 끝나고 게이트웨이 내부를 견학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 DHL 인천 게이트웨이의 접안구역 국내에서 집하돼 해외로 반출되는 화물을 실어나르는 트럭 20대가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 < DHL익스프레스코리아 > |
외벽에 있는 접안구역에서는 최대 20대의 화물차량이 국내에서 집하된 국제특송 수출화물을 하역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내려진 화물은 컨베이어밸트를 타고 이동해 X-ray 검사를 거쳐 품목별로 구분된다.
컨베이어 벨트 한 켠에는 다른 라인과 구별되는 하나의 라인이 존재했다. 안내를 맡은 직원은 해당 라인이 마약 탐지견이 마약을 탐색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접안구역 맞은 편 벽면에는 수입화물 컨테이너가 내리는 하역장이 있었다.
DHL의 전용기와 DHL과 화물운송 계약을 맺은 화물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면 이곳에 주기돼 곧바로 화물을 내려 분류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분류구역의 바닥은 캐스트백이라는 롤러가 일정한 간격으로 깔려 있었다. 작업자들이 무거운 화물을 손쉽게 옮길 수 있도록 캐스트백에 발을 헛딛으면 넘어지기 십상이라며 안내직원이 주의사항을 알렸다.
분류를 마친 화물들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항공용 컨테이너(ULD)에 자동으로 적재된다.
DHL은 이번 확장을 통해 컨테이너 적재 라인을 37대 늘려 52대의 컨테이너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게 됐다.
물류센터 윗층에는 DHL의 시간지정 특송서비스 ‘TDI’의 주 운송 품목인 서류 자동분류 체계가 구축되어 있었다.
기존에는 서비스센터가 등 집하 과정에서 일일이 인력으로 해야만 했던 서류들을 X-ray를 통해 시간당 1만 건을 분류하게 돼 배송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접안-하역-검사-분류-적재 등의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MHS룸으로 이동했다. 물류센터 내부의 모습을 CC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전체 라인을 도식화해 특정 구역에서 문제 발생시 즉각적으로 표시해주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
▲ DHL 인천 게이트웨이의 품질관리센터의 모습 5개의 화면에서는 터미널 내부 CCTV, 전세계 비행기 운항 현황, DHL 화물기의 출도착 현황, 서울시내 교통 상황, 국내외 뉴스 등이 띄워져 있다. 이곳에서는 DHL 국제특송 화물이 정시에 도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365일 24시간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품질관리센터(QCC)였다. 이곳에서는 DHL의 5개의 모니터가 항공편 운항상황, 네트워크 화물항공사와 소통, 서울 시내 교통상황, 국내외 뉴스, DHL 화물기 출도착 현황 등을 송출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운영되고 있는 품질관리센터는 국제특송 화물이 차질없이 정해진 스케쥴로 변수 발생시 즉각 대응하도록 다수의 직원이 상주해있었다.
최근 인천공항에서는 물류기업들의 국제특송 인프라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으로 글로벌 이커머스가 눈에띄게 성장하면서 CJ대한통운 한진 등 국내 물류기업들도 이같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인천 국제특송센터(ICC)와 함께 국제특송 시설을 추가해 지난해 12월 하루 6만 박스 규모로 처리능력을 늘렸다. 중국의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2022년 9월 손잡고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직구물량을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한진 역시 인천공항 글로벌권역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의 인천공항 특송센터 라인을 2배(2개→4개)로 확대하면서 국제특송 물량 확대에 대비했다.
한진은 지난달 중국 이커머스로부터 추가 물량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직구 처리 물량을 월 90만 건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