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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자산 매각 잇달아, 대규모 개발사업 속도내기 위한 움직임인가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8-25 16: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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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자산 매각 잇달아, 대규모 개발사업 속도내기 위한 움직임인가
▲ 롯데쇼핑이 최근 대규모 자산 정리에 나선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압박에 서두르게 된 대규모 개발사업 투자를 위한 선제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사진은 2022년 6월2일 부산시청에서 부산 롯데타워 건립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 모습. 왼쪽부터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박형준 부산시장,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쇼핑이 비영업 부동산을 중심으로 유휴 자산 정리에 나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압박 탓에 오랜 기간 묵혔던 대규모 개발사업에 연달아 나서면서 우선 돈이 될 수 있는 자산을 현금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최근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롯데슈퍼 등 주력 사업부의 부동산을 매각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백화점사업부는 현재 경기 분당 물류센터와 안산공장, 포항사업소 등 여러 비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할인점사업부와 슈퍼사업부도 일부 지점을 포함해 모두 10곳의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쇼핑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만 최소 4500억 원에서 최대 6천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롯데쇼핑이 이렇게 대규모로 자산 매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2019~2020년에도 롯데쇼핑이 여러 사업부의 비주력 점포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내세워 자산 매각에 나서 현금을 확보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롯데쇼핑의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라 그럴 만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8조8144억 원, 영업이익 3376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1년보다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292.1% 늘어난 것이다.

올해 상반기만 봐도 매출은 소폭 줄어들긴 했으나 영업이익 성장률이 약 99%를 보이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규모 자산 매각에 나설 만한 이유를 쉽게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장 현금이 필요하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비영업 자산을 중심으로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의 자산 효율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과 대구에서 진행하는 될 대규모 개발사업이 롯데쇼핑의 갑작스러운 자산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시각이 떠오른다.

롯데쇼핑은 최근 1~2년 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의 압박에 오랜 기간 지연했던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롯데타워가 대표적 사례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월부터 부산시로부터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이 짓기로 약속했던 부산롯데타워를 10년 넘게 건설하지 않자 이 사업 추진을 조건으로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에 대해 임시사용 승인을 내줬던 부산시가 추가 승인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부산시와 협의에 나섰지만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부산시가 원하는 만큼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부산시는 지난해 5월31일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시의 강한 압박에 백기를 든 쪽은 롯데쇼핑이었다.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이 직접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부산롯데타워 건설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고 업무협약을 체결한 끝에서야 갈등이 일단락됐다.

이후 롯데쇼핑은 부산롯데타워 건설 계획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최근 기공식을 열어 2026년까지 건물을 완공하기로 했다.

대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수성’ 건설사업도 알고보면 홍준표 대구시장의 압박 때문에 추진하게 된 사업이다.

롯데그룹은 2014년경 대구시로부터 한 부지를 인수해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건설하려고 했지만 올해 초까지도 사업에 진전이 없었다. 
 
롯데쇼핑 자산 매각 잇달아, 대규모 개발사업 속도내기 위한 움직임인가
▲ 롯데쇼핑은 올해 초 대구시의 강한 압박을 받자 롯데복합쇼핑몰 건립을 대구시에 약속했다. 사진은 홍준표 대구시장(가운데)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오른쪽), 최삼룡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2023년 3월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한 합의체결식을 진행하는 모습. <대구시>
홍 시장이 2월2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롯데몰사업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며 “정책적 수단이 수반돼야 기업이 움직이니 구속력 있는 협약서를 작성하라”고 발언한 배경이다.

당시 홍 시장은 3월 첫째 주까지 구속력 있는 협약서를 작성하라고 구체적으로 주문하며 협상 결렬을 대비해 롯데쇼핑이 보유한 부지를 환수하는 절차 등도 가능한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롯데쇼핑은 결국 홍 시장의 강경 발언이 나온 지 18일 만에 대구시와 복합쇼핑몰 건립 신속추진 합의서를 체결했다. 타임빌라스수성은 이르면 12월 착공된다.

부산롯데타워의 사업비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타임빌라스수성에 투입될 비용도 7500억 원가량 될 것으로 파악된다.

최소 3년 이상 걸리는 사업들이지만 총 사업비가 1조7천억 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롯데쇼핑이 유휴 자산의 선제적 매각을 통해 중장기적인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것일 수 있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바라본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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