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신설하는 반도체공장이 '물 부족' 리스크를 겪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은 1월7일 TSMC의 일본 공장 건설현장을 헬기에서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신설하는 반도체공장의 최대 리스크로 ‘물 부족’을 지적한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일본의 수자원 공급 시설이 노후해 TSMC 공장에 물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대만 디지타임스는 일본 니칸코교신문의 보도를 인용해 “2024년에 반도체 양산에 돌입하는 TSMC 반도체공장의 최대 리스크는 물 부족”이라고 보도했다.
TSMC의 구마모토현 공장에 물 부족 문제가 거론되는 이유로 일본의 수자원 공급 인프라가 노후해 물 공급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목됐다.
내년부터 반도체 양산에 들어가는 TSMC에 효율적으로 물을 공급할 인프라를 설치하기까지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제조업체들이 1990년대부터 대거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기면서 수자원 공급 인프라 증설이 불필요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디지타임스는 “1980년대 일본의 ‘거품경제’가 붕괴된 이후 일본 기업들은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겼다”며 “일본 내 생산설비가 해외로 이전하면서 공업용수 사용량이 감소해 수자원 공급 인프라를 증설할 필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제조에는 화학약품을 세척하거나 반도체를 깎아내는(식각) 공정에 대량의 물이 쓰인다. 반도체 불순물 제거에 쓰이는 초순수 1톤(t)을 만들려면 그 2배인 2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일본 경제산업성(METI)의 집계 결과를 인용해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일본의 반도체공장들은 각각 하루 평균 3000톤 이상의 물을 사용했다”며 “반도체공장 투자가 늘면서 물을 둘러싼 갈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86억 달러(약 11조4172억 원) 규모의 반도체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두 번째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도 올 연말에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거점을 일본 구마모토현을 포함한 미국 애리조나주 및 독일 등으로 다변화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TSMC는 대만의 수자원 부족 문제를 꼽은 바 있다.
대만에 가뭄이 지속되고 계절에 따라 크게 차이나는 강우량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TSMC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설비는 대만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가 장기간의 가뭄을 겪으며 TSMC의 반도체공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포린폴리시 등 외신 보도들이 나왔다.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까지 ‘물 부족’ 리스크 문제가 제기되면서 TSMC로서는 생산 거점 다변화 전략에 용수 확보라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구마모토현 공장의 전력 공급과 교통 인프라 같은 문제는 TSMC 및 일본의 투자가 크게 늘면서 어느 정도 관리가 되고 있지만 물 공급 문제는 해결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