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사 수 AMD CEO가 웨이저자 TSMC CEO와 반도체 파운드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대만언론 보도가 나왔다. 리사 수 AMD CEO. < AMD > |
[비즈니스포스트]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인공지능 반도체 전문기업 AMD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만 TSMC와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삼성전자가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TSMC가 주요 공급사로 탄탄한 입지를 지켜낼 가능성이 유력하다.
대만 경제일보는 7일 “엔비디아와 AMD가 모두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TSMC에 상당한 수주 기회를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일보에 따르면 리사 수 AMD CEO는 최근 대만을 방문해 TSMC와 홍하이그룹 등 주요 협력사 경영진을 만나 사업 논의를 진행했다. 웨이저자 TSMC CEO가 리사 수와 직접 만나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 협력 계획을 의논했다.
엔비디아와 AMD는 인공지능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 기반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데 TSMC가 두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모두 위탁생산하며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다.
경제일보는 “엔비디아와 AMD는 내년에도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TSMC를 중요한 파트너로 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AMD는 엔비디아가 현재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구축한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두고 사업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파운드리 협력사인 TSMC의 역할도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해 주요 경영진 사이에서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제일보는 “TSMC는 첨단 반도체 미세공정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AMD를 모두 중요한 고객사로 두고 있다”며 “AMD의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도 TSMC와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AMD의 인공지능 액셀러레이터 반도체 이미지. < AMD > |
리사 수는 최근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TSMC 이외에 다른 반도체 제조사와 협력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미세공정 분야에서 TSMC의 사실상 유일한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AMD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을 수주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를 계기로 힘을 얻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사 수가 TSMC 경영진을 만나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점을 볼 때 당분간은 TSMC 이외 기업이 기회를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리사 수는 대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AMD가 삼성전자에 차기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길 것이라는 언론 보도를 두고 루머에 불과하다며 일축하기도 했다.
다만 반도체 공급 능력 등 측면을 고려한다면 엔비디아와 AMD가 모두 첨단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 제조를 TSMC에만 맡기기는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TSMC가 이미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 주문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맞아 공급 부족을 겪으면서 서둘러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을 서둘러 추격해야 하는 AMD 입장에서는 자연히 생산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같은 대안을 꾸준히 검토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AMD가 TSMC의 파운드리 공정뿐 아니라 패키징 기술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파운드리 협력사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리사 수는 최근 AMD 콘퍼런스콜에서 “TSMC의 반도체 패키징을 포함한 공급망에서 이미 상당한 물량을 확보했다”며 “내년 하반기에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량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