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업종과 유가 상승률 사이의 상관관계 분석. <한국투자증권> |
[비즈니스포스트]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유, 기계, 조선 등 유가 상승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7일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와 같은 에너지 기업과 유가 상승으로 설비 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기계, 조선 등 업종은 유가 상승이 기업 실적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2차전지 쏠림현상 이후 수급이 분산되는 상황에서 정유를 비롯해 기계, 조선 등 유가 상승 수혜주에 대한 선별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근 유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지난주 금요일 82.82 달러로 거래를 마감하면서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에 미국 증시에서 고유가 수혜주가 포함된 에너지 업종만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주 주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에너지 업종만 1.1% 올랐으며 나머지 업종은 마이너스(-) 수익률를 기록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유가 상승으로 높아진 수익성이 에너지 업종에 긍정적이었다”며 “대신 높아진 유가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금리가 상승해 시장이 서서히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세는 추가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큰 흐름에서 세계적인 원유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의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원유시장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전망인데 이번 전망은 현실성이 매우 높다”며 “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 산유국 모임(OPEC+)가 원유 공급을 빡빡하게 가져갈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 기조를 이끌 것으로 봤다. 빈살만 왕세자가 권력을 잡은 뒤 각종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고유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공급처인 미국의 경우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화석연료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서 원유 공급이 제약될 것으로 봤다.
반면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원유 소비가 늘면서 원유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은 올해 5%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김 연구원은 유가 상승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코스피의 각 업종과 유가 상승 사이의 상관성을 살펴보면 에너지, 기계, 조선 등 업종 주가가 유가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였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매크로 변화와 실적 추정치 조정 등이 곧 해당 업종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확인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