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래 모빌리티 실현을 위한 나노 기술을 공개했다.

현대차·기아는 20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나노 테크데이 2023'을 열었다고 밝혔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수준이다. 이렇게 작은 크기 단위에서 물질을 합성하고 배열을 제어해 새로운 특성을 가진 소재를 만드는 것을 나노 기술이라고 한다.

이번 행사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초기 조건의 사소한 변화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나비 효과'에서 착안해 '나노 효과'를 주제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산업에서 소재 단계에서의 기술력이 완제품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각기 다른 목적과 활용도를 가진 모두 6개의 나노 소재 기술을 소개하고 별도의 전시 공간을 마련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손상 부위를 스스로 반영구적으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자가치유) 고분자 코팅' △나노 캡슐로 부품 마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자동차와 건물 등 투명 성능 요구되는 모든 창에 적용 가능한 '투명 태양전지'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하는 모빌리티 일체형 '탠덤(Tandem) 태양전지' △센서 없이 압력만으로 사용자의 생체신호를 파악하는 '압력 감응형 소재' △차량 내부의 온도 상승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 등이다.

현대차·기아는 1970년대부터 소재 연구를 시작해 1990년대 후반에는 첨단 소재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조직을 갖추고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나노 등 첨단 소재 기술이 전동화,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은 “소재 단계에서 그 특성을 이해하고 개선하면 부품이나 완제품이 되었을 때의 문제점을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다”며 “최적의 소재가 다양한 개별 기술들과 결합했을 때 전체적인 완성도 또한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특히 전동화 체제 전환과 탄소중립 등 모빌리티 산업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해법 역시 소재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해 신소재 개발과 친환경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종수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장 부사장은 “기술 혁신의 근간에는 기초이자 산업융합의 핵심 고리인 소재 혁신이 먼저 있었다”며 “앞으로도 산업 변화에 따른 우수한 첨단 소재 기술을 선행적으로 개발해 미래 모빌리티에 적극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