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를 인수한 기업 'X'의 법률 대리인이 메타에 지적 재산권 침해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메타가 최근 출시한 SNS '스레드(threads)'가 트위터의 핵심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사진은 스레드 홈페이지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트위터에서 회사명을 바꾼 X가 메타의 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를 두고 지적재산권 침해 의혹을 언급하며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이 신경전이 결국 주먹다짐 예고를 넘어 법정공방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X의 법적 대리인 알렉스 스피로 변호사는 메타가 트위터의 핵심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담긴 서한을 저커버그 CEO에 전달했다.
메타가 트위터 출신의 기술 인력을 영입해 스레드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X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X 측은 “메타가 의도적으로 트위터 직원 수십여 명을 영입해 스레드를 만들도록 지시했다”며 “이는 미국 연방법과 캘리포니아 주법을 모두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해당 서한에는 스레드가 트위터 플랫폼의 카피캣(복제품)에 불과하다는 직접적인 표현도 담겼다.
메타가 선보인 스레드는 이용자들이 주로 짧은 글을 통해 소통한다는 점에서 트위터와 유사한 특징을 담고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다면 이를 연동해 이용할 수 있어 기존에 메타의 인스타그램 플랫폼을 활용하던 사용자들이 옮겨가기 편리하다.
스레드는 주요 앱스토어에 출시된 뒤 하루만에 이용자가 3천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며 트위터의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서비스 운영 방식이나 정책 변화를 두고 불만을 내놓는 사용자가 늘어난 점도 이들이 스레드로 옮겨가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일론 머스크 트위터 소유주이자 테슬라 CEO(우측)는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몸싸움을 시사하는 설전을 온라인으로 주고받았다. 사진은 2023년 6월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 CEO와 2019년 10월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재정 소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 CEO 사진을 합성한 이미지. <연합뉴스> |
머스크가 440억 달러(약 57조5천만 원)의 개인 자금과 대출로 트위터를 인수했던 만큼 스레드의 인기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X가 메타 측에 소송 가능성을 시사하는 서한을 보낸 것도 출시 뒤 하루만에 벌어진 일이다.
반면 메타는 CNN을 통해 “현재 스레드 기술팀에는 트위터 출신 직원이 한 명도 없다”며 “(법적으로) 문제되는 점이 없다”고 전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 사이 갈등은 스레드가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부터 이어져 왔다. 이들이 온라인상에서 서로 '결투'를 신청하고 받아들인 일이 대표적이다.
다수의 언론은 메타의 스레드 출시가 사실상 이들의 정면대결에 해당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러한 기사를 공유하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머스크는 직접 자신의 계정으로 댓글을 달며 저커버그와 '케이지 매치'로 실제 몸싸움을 벌일 수도 있다는 농담 섞인 말을 건넸다.
그러자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결 장소를 알려달라"며 응수했고 머스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경기장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이는 결국 온라인상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두 CEO의 대결이 법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은 높아진 셈이다.
IT전문지 더레지스터는 이런 상황을 두고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대결이 "케이지 싸움에서 페이지 싸움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법정에서 여러 문서를 두고 공방을 벌이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X가 메타에 지적 재산권 침해 주장을 내놓은 것은 경쟁사를 압박하고 트위터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 역시 스레드를 출시하기 전 트위터와 유사성 논란을 예상해 철저한 대비책을 갖춰두었을 공산이 크다.
리치몬드 대학교의 법학교수 칼 토비아스는 CNN을 통해 “(특정 기업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해서 반드시 법정공방이 벌어지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는 메타를 소송으로 압박하려는 트위터의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