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김 회장의 뜻이 많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김 회장이 취임 뒤 줄곧 대구은행을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에서 영업을 펼치는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사실상 김 회장의 마지막 성과가 될 가능성도 크다.
김 회장은 DG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 비은행 강화 등 부문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되는데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되면 중장기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하나 더 추가될 수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5월 DG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뒤 2021년 연임에 성공해 올해가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압박 등에 비춰볼 때 김 회장이 또 연임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김 회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뜻을 밝혔지만 세부 사항은 대구은행장이 발표할 것이라며 실제 추진 주체는 대구은행장임을 명확히했다.
▲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6월30일 ‘2023년 경영진 워크숍’에서 주문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황 행장은 김 회장으로부터 남다른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황 행장은 김 회장이 DGB금융지주에 합류했을 때부터 가까이에서 손발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2018년 회장에 선임됐을 때 비서실장을 지냈고 다음 해 금융지주 회장과 대구은행장 겸임 체제에서는 은행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후에는 지주 경영지원실장 겸 이사회 사무국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겸 경영지원실장, 그룹 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전략경영연구소장 등 요직을 거쳤다.
황 행장이 지난해 말 대구은행장에 내정됐을 때에도 김 회장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금융권에 많았다.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이 ‘현직 프리미엄’에다 코로나19 대유행 등 어려움 속에서 대구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황 행장에 밀려 연임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황 행장은 1967년에 태어나 성광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