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리가 창립 8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연 첫 축제 '컬리 푸드 페스타'가 6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로 나오면 DDP 외벽에 컬리푸드페스타 개막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컬리 푸드 페스타’는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
행사를 준비한 컬리뿐 아니라 컬리에 입점한 판매자들과 이들의 제품을 소비하는 고객들 모두 ‘대박’이라고 입을 모았다.
컬리라는 플랫폼을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 성장시킨 ‘충성고객’의 힘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컬리 푸드 페스타’는 행사 시작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만들고 있었다.
컬리 푸드 페스타는 컬리가 2015년 창사 이래 8년 만에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여는 행사다. 주요 입점업체들이 고객들과 직접 대면할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유통업계에선 어느 정도 관심이 쏠릴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다. 하지만 실제 행사장에 도착해보니 고객들의 관심은 예상보다 더 컸다.
▲ 컬리 푸드 페스타 시작 전부터 입장하려는 고객들의 줄은 길게 이어졌다. 평일 오전임에도 많은 이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비즈니스포스트> |
행사를 주최한 컬리 관계자들의 표정에선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번 행사가 반쯤은 성공했다는 자신감의 표시로 보였다.
행사장 곳곳에서 컬리가 이번 행사를 공들여 준비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행사장은 식음료 관련 여러 카테고리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디저트와 간편식, 신선식품, 국과 반찬 등으로 구분된 각 구역에는 모두 85개 대표 파트너사와 130개의 식음료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았다.
각 브랜드들은 상품을 가장 돋보이도록 부스를 꾸렸고 일부 브랜드는 고객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려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을 정도로 ‘인스타그래머블’하게 꾸민 포토존도 만들어놓고 있었다.
눈치보지 않아도 마음껏 시식할 수 있고 인스타그램 계정만 팔로우하면 100% 경품을 주는 행사 등은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관람객들도 컬리 푸드 페스타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서 ‘와 대박이다’ ‘저기 진짜 맛있는 브랜드인데 얼른 줄 서야겠다’ ‘그릭 요거트 대박이지 않냐?’ 등의 감탄사가 들려왔다.
컬리가 운영하는 마켓컬리는 ‘입맛 까다로운 3040 여성들의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 여성들이 주축이 돼 컬리를 성장시켰다는 의견이 온라인에서 많았다.
이번 컬리 푸드 페스타는 이런 온라인 반응들이 진짜였고 진심이었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새로운 맛을 발견하고 그 브랜드를 알아두려는 충성고객들은 각 브랜드 부스마다 눈빛을 반짝였다.
▲ 컬리는 컬리 푸드 페스타 행사장 한켠에 다양한 식품에서 취향을 찾아볼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컬리의 세심한 설명에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
컬리는 행사장 한켠에 커피와 파스타, 사과, 치즈, 식빵 등 다양한 식품에서 자기만의 취향을 찾아볼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예컨대 식빵을 놓고 곡물의 종류에 따른 식감의 차이를 설명하며 호밀빵은 ‘거칠거칠’, 밀가루빵은 ‘보들보들’, 쌀빵은 ‘쫄깃쫄깃’하다고 설명했다. 유지방 함량에 따라 고소함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점도 풀어놓았다.
식빵의 두께는 용도를 결정한다며 햄과 채소를 넣은 가벼운 샌드위치는 1.5cm정도의 두께가, 다양한 토핑을 올린 오픈토스트는 2cm의 두께가, 꿀과 크림, 과일을 두둑이 얹은 허니브레드는 4cm의 두께가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이 전시를 접한 고객들은 ‘정말 세심하다’ ‘알아두면 정말 쓸 곳이 많겠다’ 등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이번 컬리 푸드 페스타에서는 입점 브랜드들의 컬리를 향한 생각도 엿볼 수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각 브랜드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컬리 덕분에 성장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오트밀 브랜드 플라하반을 수입해 판매하는 수성인터내셔날은 컬리의 초창기 파트너사다. 컬리라는 브랜드를 전혀 알지 못할 때 담당자가 찾아와 플라하반을 판매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수성인터내셔날 관계자가 “컬리가 뭔데요?”라고 물었을 정도로 컬리라는 브랜드가 지금처럼 자리잡기 전이었다. 하지만 당시 창업한 지 1~2년밖에 되지 않아 판로가 많이 없던 상태라 컬리를 믿고 입점을 결정했다.
수성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컬리의 성장은 결코 남일 같지 않다”며 “그 전만 하더라도 매출이 매우 작았는데 컬리에 입점한 뒤 매출이 급상승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출이 몇 배 정도 늘었냐는 질문에 “몇 배가 아니라 수십 배 성장했다고 말해야 정확할 것 같다”며 "컬리에 항상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들이 판매하는 오트밀이라는 제품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도 컬리 덕분인 것 같다고 했다. 컬리 플랫폼에 아무래도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이들의 구매를 바탕으로 점차 오트밀 제품이 대중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 부산에서 24년 된 한정식집 사미헌은 컬리에서 받은 성과를 고객에게 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컬리 푸드 페스타에 참여했다. 현장 판매에 의미를 두지 않고 시식만 무한정 제공하겠으니 마음껏 맛보라는 얘기를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발사믹 식초를 수입해 판매하는 레오나르디도 컬리에 7년 전에 입점한 초창기 파트너다. 이 회사 역시 컬리라는 플랫폼을 모를 때 상품기획자가 찾아와 판매를 요청하면서 자연스럽게 컬리와 만났다.
레오나르디 관계자는 “백화점 등 프리미엄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소수의 고객만 만나왔는데 컬리의 지향점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맞다고 생각해 입점하게 됐다”며 “컬리의 주고객층이 30~50대 여성분들이다보니 미식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컬리를 통해 성장한 성과를 고객들과 나눠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컬리 푸드 페스타에 참석한 브랜드도 있었다.
부산에서 24년 된 한정식집 사미헌의 관계자는 “컬리 푸드 페스타에 참석하게 된 계기는 무조건 소비자들과 많이 만나면 좋겠다는 취지 때문이다”라며 “현장 판매는 거의 의미를 두지 않고 있으며 무조건 많이 드셔보시라는 차원에서 시식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에서는 많이 알아주시지만 서울에서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컬리에 입점하면서 비로소 소비자들과 많이 만나게 됐다”며 “페스타를 통해 앞으로도 저변이 넓혀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검증한 제품만 판매한다’는 컬리의 원칙에 공감하고 실제로 이를 체감하고 있다는 판매자도 있었다.
커피와 빵을 판매하는 브랜드 프릳츠는 2020년에야 컬리에 입점했다. 당시 이미 컬리는 입점하고 싶다고 해도 아무나 입점하지 못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플랫폼에서 팔 수 있게 되면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에 입점에 도전해 성공했다.
처음에는 콜드브루 2종만 판매했지만 긍정적 고객 피드백이 쌓이다 보니 현재는 판매 제품의 종류만 20종 정도나 된다. 프릳츠가 올리는 매출은 컬리 입점 이후 4~5배 늘었다.
프릳츠 관계자는 “스페셜티 브랜드라는 게 고객들에게 대중화돼있지 않았는데 컬리를 통해 많은 소비자와 만나면서 대중화된 것 같다”며 “프리미엄이라는 방향성에 공감해 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컬리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96%는 중소상공인들이 만드는 제품이다. 전국에서 판로를 찾지 못해 고객과 만나지 못하던 ‘맛집’ 브랜드를 소비자와 이어주는 창구 역할을 해온 컬리의 노력을 이번 행사장 곳곳에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었다.
▲ '컬리 푸드 페스타' 행사장 전경. 행사장은 수많은 판매자들의 부스와 이들의 제품을 맛보고 둘러보려는 소비자들로 가득차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
컬리 푸드 페스타에는 중소상공인만 참여한 게 아니다. 행사장에는 CJ제일제당과 풀무원, 하림 등 대형 식품회사들의 부스도 보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컬리와 협업을 통해 컬리에만 독점 공급하는 상품으로 고객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며 “컬리 고객들은 맛에 진심인 분들이 많다 보니 이들에게 얻는 피드백은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컬리가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오는 9일까지 이어진다. 행사 기간에 약 1만5천 명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행사가 열린 뒤 오전 2시간 동안에 행사장을 찾은 인원만 2천여 명으로 추산됐다.
이나리 컬리 커뮤니케이션 총괄 임원(CCO)은 “이번 행사는 컬리라는 브랜드를 알리는데 결코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며 “여태껏 단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었던 입점 셀러들과 소비자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페스타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CCO는 “컬리는 창업 초창기부터 대표뿐 아니라 많은 상품기획자(MD)들이 직접 전국 맛집을 찾아다니며 중소상공인들의 제품을 발굴하고 이들을 소비자들과 이어주는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컬리는 계속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