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르면 9월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4일 “한국은행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실상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왔다”며 “한국은행이 9~10월 안에 기준금리를 현재 연 1.25%에서 1.00%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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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한국은행이 3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 가운데 한명이 7월 정례회의에서 “7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통화완화기조를 이어가 하반기 경기와 고용의 하방위험성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통화위원 7명 가운데 4명은 올해 하반기~2017년의 경제 침체에 대한 위험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추가경정예산 규모가 세수증가분을 따라잡지 못해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할 수 있으며 기업구조조정 본격화와 불충분한 물가상승 압력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금융통화위원회 7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실상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온 점에 의미가 있다”며 “8월 이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점도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 수반될 수 있는 원화강세와 외국인투자자의 자본유출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들에게 “올해 초와 비교하면 금리 추가인상 시기는 늦춰진 셈”이라며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이 더욱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생각변화는 대체로 적절하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는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릴 대책으로도 꼽힌다.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미국이나 유럽처럼 ‘제로 금리’ 통화정책을 펼치기는 힘들 것으로 이 연구원은 예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6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소규모 개방국가”라며 “자본유출 요인이나 국가신용등급 차이 등을 감안하면 주요 선진국보다 기준금리가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연 1.00%에 도달하면 한국은행은 추가 인하에 막대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이 수준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미시적인 대응 중심의 경기조절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