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본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이익도 개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최근 일본증시 반등세가 유지되려면 기업이익의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주도 업종의 면면을 살펴볼 때 개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 일본증시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 주도 기업들이 이익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은 도쿄에 위치한 일본 증권거래소. |
최근 닛케이 225 지수가 연초 이후 18% 상승하면서 지난 2년 동안 형성된 박스권을 돌파했다.
특히 4월 이후 강력한 상승세(11.3%)가 나타나며 같은 기간 미국(2.3%), 유로존(0.1%), 한국(3.3%), 중국(-1.6%) 증시를 크게 웃돌았다.
엔/달러가 여전히 약세 영역인 140엔 근처에 머무르는 점에 더해 방역 정책 해제로 경기가 반등하기 시작했으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내에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점 등이 일본증시의 강세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다만 일본기업의 이익 반등이 없다면 일본증시 수급 유입의 연속성과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증시의 실적을 이끄는 테크, 소비재, 자본재 기업들을 살펴본 결과 이들 기업의 이익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의 14%를 차지하는 테크 부문은 지난 2개월 동안 11.4% 올라 최대 상승률을 기록함과 동시에 주도주로 등극했다.
미국 나스닥 지수의 상승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나스닥은 테크 부문의 최종 수요를, 일본증시 테크 부문은 중간재를 대변하며 4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움직인다. 최근 나스닥 지수는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크게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나스닥과 일본증시 테크 부문은 강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므로 나스닥 이익 개선이 이어진다면 일본 테크 부문 이익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증시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는 경기소비재도 자동차 업종의 이익이 연초부터 개선세로 접어든 가운데 가전과 소비자서비스 등 업종 이익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엔화 약세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자본재 업종도 선진국 공급망 재구축 수요로 기계류 수주가 지지될 가능성이 높으며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의 하락으로 이익률이 회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실적 주도주의 존재는 시장에 긍정적이다”며 “이익 전망 하향 기조가 멈추고 현재 전망치가 유지된다면 연말까지 일본증시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4~5%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주도주가 테크, 경기소비재, 자본재 등 이익 주도 업종으로 옮겨가며 일본증시 수급 연속성을 보증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 외국인들은 일본증시의 이익 모멘텀이 개선될 때 예외없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