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가 거시경제 변수 등에 불확실한 상황에 놓일수록 대형 빅테크 기업 중심의 주가 상승세는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처럼 시장에 불균형한 주가 흐름이 지속되는 것은 앞으로 주식시장 붕괴가 발생할 리스크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해석된다.
▲ 미국 증시에 빅테크 중심의 상승세가 지속되며 변수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
블룸버그는 30일 492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올해 초부터 이어진 ‘빅테크 랠리’는 미국 경기침체 불확실성에 따라 오히려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미국증시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 주가는 연초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상장기업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반면 이러한 빅테크 기업의 주가 상승세는 뚜렷해지면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발생 등 불안요소가 커질수록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형 기술기업 주식을 매수하는 추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설문조사에서 전체 투자자의 약 41%가 빅테크 기업과 같이 수익성과 안정성이 모두 보장되는 종목을 선호한다는 응답을 내놓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가치주를 선호하는 응답자의 비중은 21%,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투자자의 비중은 5% 안팎에 그쳤다.
씨티그룹도 최근 이런 추세를 반영해 미국 증시 전반에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한 반면 기술주에는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처럼 불균형한 시장 상황이 계속될수록 기술주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며 전체 증시 붕괴를 주도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등 증시 하락을 이끌 만한 계기가 발생하면 단기간에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023년 들어 메타와 엔비디아 등 종목 주가는 2배 이상으로 뛰었다”며 “이처럼 일부 종목에 집중되는 매수세는 증시 취약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