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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산업 소액주주 갈등 장기화, 오너 경영권 승계가 주주환원 걸림돌?

이호영 기자 eesoar@businesspost.co.kr 2023-05-25 17: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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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사조그룹과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 사이 갈등이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다.

올해 주총 시즌을 지나면서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상태지만 소액주주들은 사조그룹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사조산업 소액주주 갈등 장기화, 오너 경영권 승계가 주주환원 걸림돌?
▲ 사조산업이 주주 환원책을 시행하지 않으면서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25일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850명 소액주주들이 모인 카페와 단톡방은 여전히 활성화된 상태로 있다.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이곳을 통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대주주 활동을 모니터링한다.

이들의 활동은 대주주인 오너가의 사익 편취를 견제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소액주주들은 지분 늘리기도 지속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현재 감사위원 임기가 만료되는 2025년까지 소액주주 결집에 나서 감사위원 분리 선출 주주 캠페인을 벌일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주주총회에서 대주주가 뽑은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출하지 않고 다른 사내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는 제도다. 감사위원회 위원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소액주주들이 이를 요구하는 이유는 감사위원인 이사는 회사의 업무와 회계 감독권을 가져 내부 자료를 들여다보면서 더 적극적으로 대주주의 독단적인 경영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의 이런 행동은 사조그룹이 소액주주들의 요구에 귀를 닫으면서다.

올해 3월23일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은 2천 원으로 배당 확대, 액면 분할 등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요구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소액주주들은 사조산업이 호실적에도 주주환원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한다.

사조산업은 2022년에 연결 기준 매출 약 6609억8632억 원, 영업이익 551억7355만 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2%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배당은 주당 350원으로 결정됐다. 소액주주연대는 2022년 300원, 올해 350원 모두 배당성향이 3%대로 상장사 평균 25~30%에 비해 극도로 낮다며 지속적으로 상향을 요구해왔지만 회사는 꿈쩍도 안했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소액주주들은 주지홍 부회장 개인 회사에 대한 일감을 몰아주거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소극적인 경영진을 비판했다. 배당금 1500원 증액 등 주주 가치 제고 방안,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회사와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견제하고 있다"며 "감사 위원 분리 선출 임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조산업은 경영과 투자 방향 등을 두고 소액주주들과 잘 소통하고 있고 갈등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도 의사 결정할 때 소액 주주들 의견을 먼저 듣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혹여 소액주주와 갈등이 불거지면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2025년 분리 선출 이슈가 가시화하더라도 순리대로 대처해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사조산업의 소극적인 주주 환원은 동종업계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동원산업과 대비된다. 동원산업은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책을 내놓고 있다. 

동원산업은 올해 8월1일을 기준으로 보통주 350만주를 감자한다. 이후에도 1395만9990주를 5년 동안 단계적으로 소각한다. 이를 통해 소각 비율을 전체 발행 주식의 30%에 육박하는 27.9%까지 늘리는 것이다. 

앞서 4월에는 보통주 1주당 1100원씩을 배당했다. 지난해 11월엔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해 액면가 5천 원이던 주식을 1천 원으로 분할하기도 했다. 
 
사조산업이 주주 환원에 적극적이지 않는 이유로 소액주주들은 지배주주 오너가의 절세 이슈를 꼽고 있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소액주주들로선 오너가 상속, 증여세 등을 이유로 회사가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있지만 안 하고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소액주주들은 사조산업이 배당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가시화하지 않는 이유로 주지홍 부회장의 상속세와 증여세 때문이라고 본다. 주주환원책으로 주가가 오르면 세금도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조그룹은 현재 주진우 회장에서 장남 주지홍 부회장으로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 있다.

주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넘겨받으려면 지주사인 사조산업을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5월25일 기준 사조산업의 주주 구성은 주지홍 부회장이 지배(39.7%)하는 사조시스템즈가 최대 주주로 30.68%의 지분을 들고 있고 주 회장이 14.2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주 부회장의 지분은 6.8%에 불과하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주지홍 부회장이 지배하는 사조시스템즈의 주 회장 지분 17.9%까지 넘겨 받아야 하는데 그럴려면 대략 200~3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주가가 상승하면 상속세 규모는 더 커진다.

소액주주들은 이런 점을 들어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이슈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관계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제 지분 정리는 다 된 상태"라며 "상속, 증여 문제는 다 해결됐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조산업은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장기적으로 배당을 늘려가겠다면서도 경영 상황을 봐야한다고 밝혔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앞으로 배당은 점진적으로 늘려가겠다"면서도 "사조산업이 지난해 1분기와 달리 올해 1분기엔 약 32억 원 손실을 낸 상황이라 배당을 늘릴 순 없지 않나"고 말했다.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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