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겸직)이 디지털 채널 강화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저조한 실적을 타개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
9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경배 회장은 이커머스 채널 확대와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협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서 회장은 작년부터 디지털 대전환을 강조해오고 있다. 중국발 실적 정체와 맞물려 MZ세대 등 국내외 신규 고객층 포섭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이커머스 채널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라네즈는 올해도 글로벌 디지털 채널 확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4개국 세포라를 통해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3월 기준 미국, 호주, 캐나다 등 18개국에 진출했는데 이를 확대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관계자는 "뷰티 전문 플랫폼 세포라 입점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이커머스 채널 확대이기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이커머스 채널 확대를 위한 것이다. 앞서 8일 아모레퍼시픽은 카카오와 비즈니스 동반 성장을 위한 업무협약(JBP)을 체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카카오 플랫폼과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사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솔루션 기반의 광고 부문뿐 아니라 카카오톡 선물하기·쇼핑라이브 등 커머스 부문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을 세워뒀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외 이커머스 채널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국내외 이커머스 플랫폼의 입점 현황을 보면 미국과 중국, 유럽의 주요 플랫폼에는 대부분 들어가 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이커머스 채널 입점을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까지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커머스 채널의 확대는 오프라인 방문판매 조직의 디지털 전환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방판 조직 아모레 카운슬러는 올해 커머스몰을 통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서 회장은 이커머스 채널 확대를 통해 2022년까지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곤두박질 친 실적을 반등시키면서 동시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의 이런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결실을 맺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2022년 국내 실적은 2021년과 비교해 매출(-16.1%)과 영업이익(-27.3%)이 모두 감소했지만 온라인 매출은 견고하게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22년 온라인 플랫폼별 차별화 전략 강화로 화장품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설 정도로 온라인 매출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해외 실적도 중국의 봉쇄 정책에 타격을 받아 2021년에 비해 매출이 17%, 영업이익이 84% 줄었지만 이커머스가 토대를 잡은 북미·유럽 지역 위주로 온라인 매출은 확대됐다.
북미 지역은 아마존·세포라(온오프) 등 주요 브랜드 이커머스 채널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83% 늘고 유럽도 온라인 채널 등의 매출이 37%가 증가했다. 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