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3-05-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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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해 3년 만에 연간 영업 흑자를 이뤘지만 올해 들어 판매가 부진하다.
르노코리아는 내년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올해는 출시할 신차가 없는 상황이라 판매 실적을 반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경쟁사 신차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최근 출시한 QM6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신차효과도 마뜩잖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경쟁사 신차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최근 출시한 QM6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효과도 보지 못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완성차업체 판매실적을 종합하면 르노코리아는 올해 1~4월 누적판매에서 국내 5개 완성차업체 가운데 홀로 판매실적이 후퇴했다.
르노코리아는 4월 내수 1801대, 수출 7779대 등 모두 958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2022년 4월과 비교해 내수판매는 22.6%, 수출은 56.8% 줄었다.
1~4월 글로벌 누적판매량은 4만239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는 2023년 1분기(1~3월)까지는 1년 전과 비교해 6.9% 줄어든 판매량을 보였는데 4월 판매 부진의 골이 깊어지며 지난해 누적판매량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올해 들어 내수판매에서 국내 5개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르노코리아가 3월 출시한 QM6 부분변경 모델까지도 신차 효과를 제대로 보이지 못하고 있다. QM6는 지난해 기준 내수판매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던 볼륨 모델이다.
출시 첫 달인 3월 QM6 부분변경 모델은 국내에서 1409대가 판매되며 전달(938대)보다 판매량이 50% 늘었지만 4월에는 994대로 기존 모델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QM6는 이번에 3번째 부분변경을 거쳤지만 여전히 2016년 출시된 1세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완전변경(풀체인지) 없이 부분변경만으로는 내수판매 반등을 노리기에는 힘이 부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수출 성적도 좋지 않다.
르노코리아는 4월 수출실적 부진을 놓고 "선적 스케줄 조정에 따른 일시적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시적 요인이 해소돼도 올해 르노코리아 수출 전망을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으로 분석된다.
해외 판매에서는 2021년 6월 유럽으로 선적을 시작한 XM3가 르노코리아 수출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XM3는 해외에서 9만9166대가 팔려 르노코리아 전체 수출실적의 84.7%를 책임졌다. 하지만 3년차를 맞은 올해도 판매 볼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반면 국내 경쟁 완성차업체들은 올해 들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부족 해소와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실적을 개선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에 이어 올해 1~3월 월간 판매에서도 국내판매 최하위를 차지했던 한국GM은 4월 국내판매를 시작한 트랙스 크로스오버 판매호조를 타고 단번에 내수판매량을 3월보다 3배 넘게 늘렸다.
2월 말부터 미국 판매물량 선적을 시작한 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해외판매에서도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판매실적을 쌍끌이하고 있다. 이에 한국GM은 올해 1~4월 글로벌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9% 늘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7월 국내판매를 시작한 토레스가 3월 국내에서 6595대 판매되며 1월에 스스로 세웠던 KG모빌리티 역대 단일 모델 월간 최다 판매 기록(5444대)을 2달 만에 다시 갈아치울 정도로 신차효과를 톡톡이 보고 있다. KG모빌리티 역시 올해 들어 4월까지 글로벌 누적판매량이 1년 전보다 43.4% 늘었다.
KG모빌리티는 하반기 전기차 토레스 EVX를 내놓고 또 한 번의 판매실적 확대를 노린다.
현대차와 기아도 올해 1~4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 11.1% 늘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그랜저 완전변경 모델이 두 회사 통틀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하반기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과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기아는 쏘렌토와 카니발의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서부터 출시한다.
현재 드블레즈 사장은 르노그룹,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회사 길리(지리)그룹과 함께 내년에 선보일 중형SUV 친환경차(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는데 경영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일부터 내년 출시할 신차 생산 준비를 위해 부산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준비 기간은 열흘가량으로 예상된다.
르노코리아관계자는 "르노코리아는 1개의 생산라인에서 자동차를 혼류생산하고 있어 본격 설비 작업에 앞서 설비를 업데이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5월에 연휴가 많아 이 기간을 활용해 준비작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가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차는 내년부터 르노그룹의 수출 전략 차종이자 르노코리아 내수판매의 활로를 뚫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코리아의 친환경 신차에는 볼보의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CMA 플랫폼은 볼보의 준대형SUV XC90 등에도 사용되고 있어 르노코리아가 중형(D세그먼트) 이상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드블레즈 사장은 2022년 3월 르노코리아 대표이사에 오른 뒤 그해 184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19년 뒤 3년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다만 르노코리아는 올해 새로 출시하는 신차가 없어 어렵게 일군 영업 흑자 기조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드블레즈 사장은 파생모델을 출시하는 등 '버티기' 전략을 펼쳐 올해 판매실적 후퇴를 막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QM6 부분변경을 내놓으면서 1열 이외 공간을 모두 적재함으로 구성한 QM6 퀘스트도 함께 선보였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QM6는 올 들어 판매된 차량 가운데 RE 이상의 상위 트림 판매 비중이 60% 이상을 점하고 있다"며 "대기 고객이 증가세를 보이는 QM6 퀘스트 모델의 RE 트림이 본격 출고되는 시점부터 QM6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