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중형 SUV 시장을 놓고 KG모빌리티의 토레스(가운데)와 기아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디자인 예상도, 왼쪽), 현대차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디자인 예상도)이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
[비즈니스포스트] 출시 2년차를 맞은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토레스가 올해 들어 더 잘 팔리고 있어 국내 중형 SUV 패권을 넘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내리 국내 중형 SUV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기아 쏘렌토와 선두 회복을 노리는 현대자동차 싼타페는 올해 새단장을 하고 토레스와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 부족 문제가 크게 완화하고 있어 올해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는 라인을 풀가동하는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완성차업계 판매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7월 국내판매를 시작한 KG모빌리티 토레스는 올해 들어 더욱 판매량을 늘리며 1분기(1~3월) 국내 중형 SUV 판매 1위자리에 올랐다.
1분기 국내 중형 SUV 판매 순위를 보면 토레스가 1만6852대로 가장 높은 판매실적을 올렸다.
2위는 1만6246대가 판매된 쏘렌토가, 3위는 7877대가 팔린 싼타페가 차지했다. 4위 제네시스 GV70(6594대), 5위 르노코리아자동차 QM6(3224대)가 뒤를 이었다.
토레스는 3월 국내에서 6595대 판매돼 1월에 스스로 세웠던 KG모빌리티 역대 단일 모델 월간 최다 판매 기록(5444대)을 2달 만에 바로 갈아치웠다. 2015년 10월 티볼리(5237대)가 썼던 단일 모델 최다 판매 기록을 올 들어 2번이나 새로 쓴 것이다.
토레스는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질주하며 2022년 4분기 KG모빌리티의 6년 만의 분기 단위 흑자전환을 이끈 모델이다.
토레스는 경쟁차량인 쏘렌토와 싼타페의 2.5 가솔린 터보 엔진보다 한 단계 작은 1.5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하지만 토레스의 시작 가격은 2800만 원으로 싼타페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트림별 가격이 400만 원 가량 싸다.
토레스가 올해 들어 더욱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데는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신차를 구매할 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가성비를 우선 고려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 예상도 전면부 모습. <유튜브 채널 '뉴욕맘모스' 캡처> |
이에 대응해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싼타페 완전변경(풀체인지) 5세대 모델을, 쏘렌토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는다. 양산시점이 다가오면서 위상막을 쓴 테스트 차량이 속속 목격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장막 유출 사진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신형 싼타페 디자인 예상도를 보면 신형 싼타페는 역대 싼타페에 곡선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됐던 것과 달리 1991년 출시됐던 현대차 갤로퍼를 연상시키는 직선의 각진 외관을 갖고 있다. 차체는 이전보다 크게 키우고, 전면부의 사각형의 각진 헤드램프에는 현대(HYUNDAI)의 이니셜을 딴 'H(에이치)'형 주간주행등(DRL)이 적용된다.
▲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 예상도 후측면 모습. <유튜브 채널 '뉴욕맘모스' 캡처> |
후측면은 긴 루프랙(차 지붕에 짐을 싣기 위해 설치된 2개의 봉) 아래 수평으로 이어지다 후면부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차 지붕이 정통 SUV 감성을 물씬 풍긴다. 또 H형 그래픽이 적용된 테일램프가 전면부와 통일성을 이룬다.
신형 싼타페 테스트 차량의 실내는 여러 차례 포착됐는데 기존모델과 달리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통합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변속기는 스티어링 휠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공조기 조작계는 물리버튼과 터치스크린을 함께 쓰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5세대 싼타페가 올해 8월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싼타페는 2000년 현대차가 처음으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SUV로 2004년 SUV 모델로는 처음으로 국내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싼타페는 2018년 출시된 4세대 모델인데 출시 첫 해 쏘렌토에 내줬던 국내 SUV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은 뒤 2019년 8만6198대가 팔리며 쏘렌토(5만2325대)를 압도했다.
이듬해인 2020년 쏘렌토는 3월 4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싼타페는 7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는데 이 때부터 싼타페 판매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싼타페는 2020년 5만7578대 판매되며 쏘렌토(7만6882대)에 다시 SUV 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 1년 전과 비교해 싼타페는 판매량이 33.2% 줄어든 반면 쏘렌토는 46.9% 늘었다.
당시 인터넷커뮤니티에서는 쏘렌토 디자인을 호평하는 반응이 많았던 반면 싼타페 디자인을 놓고는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있어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두 모델의 디자인이 판매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 만큼 완전변경을 거치며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입은 5세대 싼타페는 중형 SUV 왕좌를 되찾을 기회를 넘보고 있다.
이에 맞서 쏘렌토도 풀체인지급으로 얼굴을 바꾼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준비하며 중형 SUV 연간 판매 4연패를 노린다.
▲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 예상도 전측면 모습. <유튜브 채널 '하이테크로' 캡처> |
신형 쏘렌토의 위장막 차량 사진을 보면 기존 모델의 가로형 헤드램프와 달리 앞서 기아 EV9과 미국 전용 모델 텔루라이드에 적용된 세로형 헤드램프를 달고 있다.
또 기아의 별자리 모양으로 헤드램프를 주간주행등이 감싼 패밀리룩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신형 쏘렌토의 실내 사진은 포착되지 않았는데 앞서 니로 완전변경 모델과 셀토스 부분변경 모델에서 적용된 바 있는 12.8인치 일체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쏘렌토는 올해 7월 양산에 들어가 8월 전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쏘렌토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4세대 모델이 출시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중형 SUV 판매 1위자리를 놓치지 않았으나 올해 1분기까지 누적 판매에서는 토레스의 기세에 밀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서는 신형 쏘렌토의 예상 디자인 관련 호평이 많아 올 하반기 신차효과를 등에 업고 중형 SUV 1위 탈환은 물론 지난해에 이어 국내 승용차 베스트셀링카 타이틀 수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차량용 반도체 부품 공급 부족 문제가 크게 해소되면서 출고 대기 기간이 최근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에 올해 3차량이 벌이는 중형 SUV 1위 타이틀 경쟁은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면서 '진짜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보인다.
지난해 12월 차를 계약하면 각각 10개월, 8개월을 기다려야 했던 쏘렌토와 싼타페 가솔린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은 이달 각각 2.5개월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쏘렌토와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 대기 기간도 각각 18개월, 20개월에서 14개월, 12개월로 줄었다. 토레스 역시 계약 뒤 3달이면 차량을 인도 받을 수 있다. 허원석 기자